10화 문 좀 열어주세요(3)
"내가 가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 아까도 여기 와서 문이 안 열린다고 한바탕 하고 갔는데, 그리고 지금 여기 경비실에 혼자 있는데 자리 비우기가 쉽지 않아서......"
"그래도 한번 가주시면 안 될까요? 어르신이 혹시 잘못될까 봐 그래서요"
"그냥 경찰에 신고하면 경찰이 알아서 해줄 거야, 저렇게 계속 시끄럽게 하면 입주민들이 또 난리 친다고!"
김반장은 경비반장에게 어르신을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불미스러운 일에 엮기고 싶지 않아서인지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았다. 김반장은 다시 501호로 갔다. 공동현관 입구부터 또 돌멩이로 도어록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르신 지금 이러시면 안 돼요. 집에 들어가고 싶으신 마음은 알겠지만 내일 날 밝으면 그때 해결해야 해요. 벌써 새벽 1시예요"
계속에서 도어록을 치자 도어록이 부서졌다. 하지만 문을 열 수가 없었다. 도어록이 망가졌을 뿐이고 통째로 빼내지 않으면 문은 안 열리게 되어 있다. 어르신은 망연자실 다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민원 접수한 502호에 한 사람이 나왔다.
"어르신 괜찮으신 건가요?"
"아 시끄러웠죠. 지금 어르신이 도어록 부수다가 지치셔서 바닥에 앉아계세요. 관리실로 가자고 해도 안 가셔서 걱정입니다."
"어르신이 걱정돼서 나와봤는데... 어르신 여기 계시면 위험하니까 관리실로 가세요!!"
"나는 내 집에서 잘 꺼야!!"
502호는 집으로 들어가고, 김반장은 다시 오주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오주임도 특별한 방법이 없는 듯 체념한 상태였다.
"어르신 여기 이렇게 계시다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그러니까 관리실로 가세요"
"내 집 놔두고 왜 관리실에 가서자. 문 안 열리면 나는 이 앞에서 잘 꺼야!"
김반장은 방법이 없었다. 혹시 이곳에서 주무시다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되어 119로 전화를 걸었다
"아 저는 왈왈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인데요. 어르신 한분이 현관문을 열지 못해서 문을 부수다가 지치셔서 문 앞에 앉아 계세요. 시간이 너무 늦어서 관리사무실로 가자고 하셔도 안 가시고, 오셔서 현관문을 열어주실 수 있을까요? 혹시 안되면 어르신이라도 보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곧 출동하도록 하겠습니다. 몇 동 몇 호죠?"
"124동 501호입니다. 가능한 한 빨리 부탁드립니다."
20분쯤 지나 소방차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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