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왈왈 아파트 관리사무실입니다.(16)

16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2)

by Raindrops

관리사무실로 찾아온 입주자는 기분 나쁜 표정과 말투로 말하기 시작했다.


"여기 조금 전에 전화받으신 분 누군가요?"


"접니다. OOO호에서 오셨나요?"


"네. 관리사무실에서 도대체 일처리를 어떻게 하는 건가요? 민원대응 매뉴얼이 없나요? 어떻게 한쪽 말만 듣고 전화를 해서 말씀하시나요? 제가 물을 썼는지 안 썼는지 확인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래층에서 썼다고 하면 쓴 것이 되는 건가요?"


"그래서 제가 확인하지 못한 부분은 죄송하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제가 입주민님께 따진 것도 아니고, 아래층에서 물 썼다고 위층에 전화해 달라고 해서 전화드린 것 밖에 없는데, 더 이상 뭘 더 어떻게 하란 말씀인가요? 확인하지 못한 점 죄송하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확인도 안 하고 한 것처럼 말해놓고 이제 와서 죄송하다고 하면 되는 건가요?"


"그럼 뭘 어떻게 할까요? 무릎 꿇고 빌기라도 할까요?"


"뭐라고요? 아직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시는 건가요?"


"네 모르겠습니다. 저는 계속 아까 전화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는데, 더 이상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뭘 바라시는 건가요?"


"애초에 그렇게 말을 안 했어야죠. 그렇게 말을 해놓고 이제 와서 잘못했다고 하면 끝나는 건가요?"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고 계시네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말씀해 보세요!!"


입주민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이미 자기 잘못을 얘기하고 사과하는 직원에게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서 똑같은 말만 계속하고 있었다. 하자만 기분이 풀리지 않았다. 이런 문제로 전화하는 아래층도 화가 나고, 아무 생각 없이 아래층에 민원을 전달하는 관리소 직원한테도 화가 나 있었기에 쉽게 화가 풀리지 않았다.


"저는 아래층에서 온 민원 내용을 전달해 드린 것뿐입니다. 아래층에 연락해 드릴 테니 직접 통화해 보세요"


김반장은 민원이 접수된 아래층에 전화를 걸었다. 여러 번 전화를 했지만 받지를 않았다.


"제가 직접 전화해 볼 테니 연락처 주세요!"


"연락처는 개인정보라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럼 저희가 연락되는 대로 입주민님 연락처를 민원인에게 알려드려도 될까요?"


"네 알려주시고, 민원인한테도 확인하셔서 연락처 줘도 되는지 확인해 주세요. 우선 아래층 입주민하고 통화해 보고 다시 오겠습니다."


김반장은 아래층 민원인에게 전화를 해서 위층 연락처를 알려줬다. 그리고 위층에 연락처를 줘도 되는지 확인해서 위층에도 연락처를 알려줬다.

3시간쯤 지나 위층 입주민이 다시 관리사무실로 찾아왔다. 아침보다는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아래층 입주민 완전히 OOO 아닌가요. 미친 듯이 자기 말만 하고 듣지를 안네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는지 모르겠네요. 막무가내예요. 그리고 하자수리하는 팀에게 얘기해서 사과하러 오라고 얘기했습니다. 저희한테 정확히 고지도 안 해주고 작업을 진행해 놓고 이제 와서 문제를 삼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네 저희도 민원전화를 많이 받지만 받자마자 화내면서 자기 얘기만 하시는 분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서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아침에는 제가 조금 경솔했던 것 같습니다."


입주민은 자신이 동대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침에 본인이 한 행동이 심했다고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아래층 입주민과 하자보수업체에 대해 문제를 삼겠다고 말하고는 돌아갔다.


아파트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다. 조금씩 이해하는 마음이 있다면 아무 문제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도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는 말처럼 사람이면 누구나 다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 있다. 조금씩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아파트 생활을 더 즐겁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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