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에 대한 가치판단의 기준은 무엇인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한 문장

by Raindrops

그것이 민들레 법칙이다. 어떤 사람에게 민들레는 잡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똑같은 식물이 훨씬 다양한 것일 수 있다. 약초 채집가에게 민들레는 약재이고, 간을 해독하고 피부를 깨끗이 하며 눈을 건강하게 하는 해법이다. 화가에게 민들레는 염료이며, 히피에게는 화관, 아이에게는 소원을 빌게 해주는 존재다. 나비에게는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이며, 벌에게는 짝짓기를 하는 침대이고, 개미에게는 광활한 후각의 아틀라스에서 한 지점이 된다.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226p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책은 과학책이다. 도서관 분류기호 470번으로 생물과학에 있는 책이다. 물고기에 관한 책이니 생물과학에 있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책을 보고 나면 순수과학이라기보다는 물고기를 통해 철학을 얘기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물고기 얘기가 한동안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았을까

민들레법칙이라는 말이 원래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작가 룰루밀러는 자신의 책에서 이 법칙을 통해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것도 쓸모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지구상에 사는 모든 생물은 다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을 터인데 결국 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인간의 추악한 민낯이 아닐까.

인간사이에서도 생물세계와 같은 약육강식은 늘 존재한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 어떤 것이라도 그 나름에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쓸모에 대한 가치판단과 기준은 일방적으로 정해질 수 없는 것이다. 당신의 쓸모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쓸모에 대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없는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설령 그것이 봄날 아스팔트 사이에 하찮게 피어나는 민들레 일지라도......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