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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apeolive Jun 28. 2017

2. 독학 영어로 생방송하게 되기까지

영어와의 첫 만남 1

영어와의 첫 만남 1



전문의 시험을 보았다. 그리고 합격통지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병무청에서 영장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건강한 남자라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군대를 간다. 의사는 군대를 가는 것에 있어서, 내가 알기로는, 네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 번째는 의과대학을 다니던 중 유급(drop out)을 당하거나, 본인이 자원하여 현역병으로 군입대하여 일반 사병과 똑같은 군대 과정을 마치는 방법이 하나 있다. 물론 그중에 특수부대나 해병대에 자원하는 선배를 보기도 했었다. 두 번째 방법은 의사 면허나 혹은 전문의 면허를 따고 난 뒤 군의관으로 가는 방법이 있고, 또 다른 하나는 공중보건의사로 의료 취약 지역에 파견되어 진료를 보게 되거나, 병무청에 소속되어 징병검사 전담의로 활동하게 된다. 많은 프로선수들이나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은 자신의 군 복무기간 동안 전문분야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원한다. 그래야 자신의 경험도 쌓고, 실력도 키우고 자신의 하는 일에 인생을 허비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의사들 역시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군의관 혹은 공중보건의사로 군 복무를 대신하길 선호하게 되는데, 특히 공중보건의사를 더욱 선호하게 된다. 그 이유는 군의관으로 가게 되면, 물론 의사로서의 일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하지만, 일반 사병과 같이 강도 높은 훈련도 받아야 하고, 전문의로서 그동안 배우고 공부한 자신의 전문 분야에 상관없이 외상이나, 일차의로서의 역할만 하게 된다. 이는 경력의 단절은 아니지만, 그동안 배운 고도의 기술과 지식들을 잘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하간 나는 신경과 의사이기에 신경계 질환이 드문 군대에서는 많이 필요하지 않게 되어, 수급의 원칙에 따라 공중보건의사로서 군대생활을 대신하게 되었다. 참고로 군의관 및 공중보건의사의 복무기간은 36개월이다.


근데 중요한 이슈가 하나 생기게 되었다. "근무지가 어디냐"이다. 많은 공중보건의들은 수도권이나, 대도시 주변에서 근무하기를 원한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럼 근무지는 어떻게 결정되느냐? 바로 시험이다. 전문의 시험 후 또 다른 시험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근무지를 1순위 2순위로 적어 놓고, 그 근무지를 향해 지원자들끼리 시험을 봐서 점수 순위로 자신의 근무지를 결정하게 된다. (지금은 추첨제로 바뀌었다.) 그리고 탈락이 되면, 미달 지역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논산에서 4주간의 군사 기초훈련을 마치고 나온 뒤 하루 간의 강의를 듣고, 다음날 시험을 보게 되었다. 아직도 기억하는 "멀가중 멀가중 멀중가중"의 사격점수가 포함되기는 하지만, 이 점수의 반영은 매우 적고, 결국은 시험이었다. 무슨 배짱이였는지 20발 중 4발만 맞춘 나는 가장 경쟁률이 높은 경기도 지역에 지원을 하고 시험을 보았다. 결과는 역시 탈락...  그리고 공중보건의사들이 가장 가기 싫어하는 전라남도로 발령받게 되었다. 전라남도... 공중보건의사들이 가장 가기 싫어하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바로 섬으로 근무지가 발령되기 때문이다. 특히 배를 타고 3~4시간 나가야 하는 섬이 많기에 많은 공보의들이 가기 싫어한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고 형평성을 좀 더 좋게 하기 위해 나라에서는 특혜 비슷한 조건이 있는데, 이는 즉 1년간 외딴섬에서 근무하면, 다음에는 수도권이나 원하는 지역으로 근무지 변경이 가능하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나는 시험 점수가 안되어서 전라남도로 발령이 났으나, 다행히? 의대를 5번이나 낙방하여 남들 보나 늦은 나이로 대학에 들어온 탓에 다른 공중보건의사들 보다 나이가 많아 ^^; 우선권이 주어졌다. '섬으로 간 뒤 경기도로 갈까?' '아님 그냥 전라남도에서 있을까?'라는 행복한? 고민 후 그냥 전라남도 육지에 있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전라남도에서 가장 경기도와 가까운 영광군을 선택하게 되었다. 전라남도 영광! 그리고 나의 첫 근무지 "공립 영광 노인전문 요양병원" 이곳에서 나는 평생에 있지 못할 인연들, 사람들, 추억들 그리고 영어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전라남도 영광은 나 류상효에게 제2의 고향이 되었다.

 

http://mobile.kyobobook.co.kr/showcase/book/KOR/979118836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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