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1723), 함부르크 해군성 창설 100주년 기념식을 위한 음악
299년 전 오늘,
1723년 4월 6일
독일 함부르크 해군성(Hamburg Admiralty) 창설 100주년 기념식에서 텔레만이 쓴 수상음악 C장조 ‘함부르크의 밀물과 썰물’(Hamburger Ebb und Flut)이 초연되었습니다.
바다와 맞닿은 항구 도시인 함부르크에서 이 기념식은 해군뿐 아니라 도시 전체의 축제였습니다. 1721년부터 함부르크 시의 음악을 총괄해온 텔레만은 축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수 있도록 관악기와 현악기가 총동원된 화려한 모음곡을 선보였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와 바람의 신들을 등장시켜 일종의 이야기 구조를 만든 것도 흥미롭습니다.
1. 오버추어
2. 사라방드, 잠자는 바다의 여신 테티스(Sarabande: Die schlafende Thetis)
3. 부레, 잠에서 깬 테티스(Bourrée: Die erwachende Thetis)
4. 루르. 사랑에 빠진 바다의 신 넵튠(Loure: Der verliebte Neptun)
5. 가보트, 물의 요정들의 유희(Gavotte: Spielende Najaden)
6. 아를르켕, 바다의 신, 트라이톤의 유희(Harlequinade: Der Schertzende Tritonus)
7. 바람의 신, 에이올러스(Der stürmende Aeolus)
8. 미뉴엣, 유쾌한 바람의 신 제피러스(Menuet: Der angenehme Zephir)
9. 지그, 밀물과 썰물(Gigue: Ebbe und Flut)
10. 카나리, 즐거운 선원들(Canarie: Die lustigen Boots-Leute)
한 곡, 한 곡이 각기 다른 매력이 있죠? 작품을 구성하는 열 곡 중에서 어떤 곡이 마음에 드셨나요? 저는 우아한 느낌의 사라방드(제2곡)도 좋고요. 같은 바람의 신인데도, 대조적으로 표현된 에이올러스와 제피로스도 재미있습니다(제7곡과 제8곡을 비교해보세요). 지그의 리듬 안에서 함부르크의 밀물과 썰물을 표현한 제9곡에선 이 도시에 대한 텔레만의 애정이 느껴지고요. 유머가 넘치는 마지막 곡 '카나리, 즐거운 선원들'도 사랑스럽습니다. 마치 민속악기 피들 같은 느낌이 나도록 바이올린을 연주하는데, 덕분에 뱃사람들의 유쾌한 축제가 더 흥겨워졌죠.
바다의 다양하고 활기 넘치는 모습을 통해 함부르크의 상징인 해군의 용감하고 씩씩한 기상을 표현한 텔레만의 수상음악 C장조 ‘함부르크의 밀물과 썰물’ 전곡을 들으며, 얼마 전 다녀온 통영 바다가 떠올랐습니다. 독특한 지리 조건과 긴 역사 속에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통영 바다를 닮은 멋진 작품이 탄생하면 좋겠다... 바라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