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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atha Jan 24. 2022

왕위를 던진 크리스티나, 아카데미의 상징으로 남다

1월 24일(1656),  크리스티나 여왕의 첫 아카데미가 열린 날

1656년 1월 24일,

366년 전 오늘

로마 파르네제(Farnese) 광장의 아름다운 궁전에 학자, 시인, 음악가 등 로마의 지식인들과 귀족, 고위 성직자들이 모였습니다.


파르네제 궁전은 16세기에 파르네세 가문 출신으로 교황이 된 바오로 3세가 당대의 유명한 건축가들에게 의뢰해 완공한 건물로, 미켈란젤로도 설계의 일부를 맡았었다고 하는데요. 바로 한 달 전 로마에 입성한 크리스티나 전(前) 스웨덴 여왕의 새로운 거처가 바로 파르네제 궁전이었습니다. 신교 국가 스웨덴의 여왕이 비밀리에 개종한 후 왕위까지 내던지고 가톨릭의 본산지 로마로 왔다는 사실을 교황과 로마의 고위 성직자들은 신교에 대한 구교의 승리로 간주했고, 그런 결심을 한 여왕이 로마에서 품위 있고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배려했는데요. 그중 한 가지가 여왕이 편안하게 기거할 수 있도록 파르네제 궁전을 제공한 것이었죠.


로마 파르네제 궁전. 이곳에서 크리스티나 전 여왕의 첫 번째 아카데미가 열렸다.


파르네제 궁전으로 크리스티나가 입주하자 이 화제의 여성을 알고 싶어하는 각계 인사들의 발길이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그러자 크리스티나는 그중에서 학문과 예술에 뜻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 아카데미, 즉 학예 모임을 시작합니다. 그 첫날이 바로 1656년 1월 24일, 366년 전 오늘이었고요.


이날의 모임은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았고 회를 거듭할수록 풍성해졌습니다.  고고학, 고전학, 수학 같은 학문은 물론이고, 문학, 회화 등 문예에 대한 담론이 펼쳐졌고,  이런 열띤 분위기 속에서 음악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해요.   

   

’모든 모임은 기악으로 시작하고 성악으로 마친다.‘


모임 규정의 첫 번째 조항이라고 하는데요.  크리스티나의 인정을 받아 아카데미의 음악회를 이끌었던 음악가들로는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 아르칸젤로 코렐리, 알레산드로 스트라델라, 쟈코모 카리씨미 등이 있습니다.


크리스티나의 아카데미에서 연주되었던 아르칸젤로 코렐리의 트리오 소나타 중에서 F장조 Op. 1-1 준비했습니다.

https://youtu.be/bpb9Mb8k1bM


코렐리는 크리스티나 덕을 크게 입었습니다. 그녀의 궁정에서 활약하면서 로마 음악계에서 이름을 얻게 됐고, 그녀의 독려로  조금 전 전해드렸던 트리오 소나타가 수록된 첫 번째 작품집도 출판할 수 있었죠


1656년 1월 24일, 366년 전 오늘 시작된 크리스티나의 아카데미는 1689년, 여왕이 예순셋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뒤에도 계속해서 이어져서 1690년에는 ‘아르카디아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리고 크리스티나는 이 단체의 상징적인 수장으로 그 이름을 남기게 되었죠.



*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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