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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atha Jan 25. 2022

대본을 알아보는 안목

1월 25일 (1744) 세상을 떠난 도메니코 사로의 대표 오페라

1744년 1월 25일,

278년 전 오늘은

나폴리악파의 일원으로 18세기 오페라 발전을 이끌었던 도메니코 사로(Domenico N. Sarro)가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사로는 평생 서른 편이 넘는 극작품을 썼는데요, 대표작으로는 <버려진 디도>(Didone abbandonata), <시로의 아킬레스>(Achille in Sciro), <페르시아의 왕, 시로에>(Siroe, Re di Persia)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나열해놓고 보니 세 작품 모두 당대 최고의 극작가 피에트로 메타스타시오의 대본에 쓴 오페라들이네요.


그중에서 메타스타시오와 사로가 함께 작업한 첫 번째 작품  <버려진 디도>(1724)에서 음악 골랐습니다.  마지막 3막 불타는 왕국을 바라보며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가 부르는 비장한 아리아 ‘나는 가려하네, 그런데 어디로'(Vado, ma dove),  가사를 먼저 만나보세요.



Vado... Ma dove?... Oh dio!  나는 가려하네. 그런데 어디로? 오 신이시여  

Resto... Ma poi, che fo!  머물러야 하나.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나?

Dunque morir dovrò 남겨진 운명은 죽음

senza trovar pietà?  자비는 없는 것인가?  

E v'è tanta viltà nel petto mio?   이토록 비겁한 나의 마음

No no. Si mora. E l'infedele Enea 아니! 나는 죽어야 하네. 그리하면 믿을 수 없는 아이네아스도

abbia nel mio destino 나의 운명을 보고

un augurio funesto al suo cammino.  그의 길에 놓인 저주를 예감하리니

Precipiti Cartago, arda la reggia e sia 무너지는 카르타고, 화염 속의 왕국  

il cenere di lei la tomba mia. 그 잿더미가 내 무덤이 되리



https://youtu.be/_qFJNsjpkx8


사로의  <버려진 디도>가 상연된 후, 동일한 본에 흥미를 보이는 작곡가들이 줄줄이 나왔습니다. 니콜라 포르포라, 레오나르도 빈치, 발다사레 갈루피, 요한 아돌프 하세 등 수십 명의 작곡가들이 메타스타시오의 대본에 음악을 붙인 <버려진 디도>(Didone abbandonata)를 발표했는데요. 능력 있는 파트너, 좋은 대본과 가사를 알아보는 것도 오페라 작곡가의 중요한 덕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키즈 오페라 창작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미리오페라단 음악감독님! 박성선 작곡가님! 좋은 안목을 갖고 저와 함께 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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