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설날을 기뻐하며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설날 아침 어떻게 보내셨어요?
예전처럼 시끌벅적 친척 친지들이 모두 모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가족들과 따뜻한 떡국 한 그릇씩 맛있게 드셨죠?
오늘은 화목했던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가족 이야기와 음악 준비했습니다. 바흐 가문은 250여 년 동안 6대에 걸쳐 50명이 넘는 많은 음악가가 나온 집안입니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는 아버지며, 할아버지, 친척들 모두 직업 음악가였고, 자연스럽게 음악이 항상 넘치는 분위기에서 자라났는데요. 바흐 가문은 당시 1년에 한 번씩 대대적인 가족 모임을 가졌고 그 모임에선 음악회가 빠지지 않았다고 해요. 바흐의 전기 작가인 포르켈(J. M. Forkel, 1749–1818)은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바흐 집안 구성원들은 서로에게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 한 곳에서 모여 살 수는 없었기에, 최소한 1년에 한 번 모임을 가졌다.
가족, 친지들은 모두 루터교 신자였고, 칸토르나 오르가니스트, 시 소속의 악사로 일하면서 교회와 관련을 맺고 있었다. 그래서 바흐 집안 모임은 코랄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그다음엔 전혀 다른 분위기로 매우 유쾌하고 익살스럽게 흘러갔다. 코믹하고 대중적인 노래를 모두 함께 즉석에서 불렀다. 즉흥적으로 부르면서도 모든 성부가 완벽한 화성을 이루었고, 각 성부에는 다른 가사를 붙였다. “쿼들리벳”(Quodlibet)이라는 이런 즉흥 음악을 노래할 때면, 부르는 사람은 물론 듣는 사람들도 즐거워했다. (후략)
모이기만 하면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왔던 바흐 가문에서 노래했다는 즉흥 음악, '쿼들리벳' 어떤 음악인지 궁금하시죠? 바흐가 첫 번째 부인 마리아 바르바라와의 결혼식에서 사용하려고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쿼들리벳 BWV524 준비했는데요. 가사가 궁금하시면 영상에서 영어 자막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영상 뒷부분(정확히 10분 5초 즈음)에 나오는 선율은 아마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귀에 익으실 거예요.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마지막 변주인 제30번 변주 쿼들리벳'에도 사용되는 독일 민요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네’(Ich bin so lang nicht)와 동일한 곡이거든요. 30번 변주 '쿼들리벳은 원래 주제 '아리아'와 민요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네', ‘양배추와 순무’(Die Wasserruben und ker kohl)를 포함해 여러 개의 선율이 얽히며 전개되는 독특한 형태의 변주입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네’, ‘양배추와 순무’는 두 곡 모두 바흐 집안사람들이 가족 모임에서 애창했던 곡이라고 하네요.
그러면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중에서 제30번 변주, 들어보시죠. 피아니스트 랑랑의 연주로 준비했습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었기 때문일까요? 명절 상 차리느라 피곤했던 걸까요? 잠이 솔솔 오네요. 가족들과 화목하게 식사하고, 과일과 떡도 먹고, 뒷정리까지 다 마쳤으면, 이제 낮잠 타임인 것 같습니다. 남은 명절 편안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