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 (1770), 바이올린의 명인 타르티니가 세상을 떠난 날
252년 전 오늘,
1770년 2월 26일,
이탈리아 음악가 쥬세페 타르티니(G. Tartinit, 1692-1770)가 파도바(Padova)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파도바는 그와 인연이 깊은 도시였습니다. 고향은 아니지만, 청년 시절 신학과 법학을 공부하며 펜싱 선수로도 이름을 얻은 곳이고요, 사랑에 빠져 비밀 결혼을 올렸던 곳이기도 하니까요. 30대에는 이곳에서 바이올린 학교를 열었고, 생의 마지막 30년을 파도바에서 살았습니다.
타르티니가 바이올린과 작곡에 몰두하며 오롯이 음악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결혼 이후였습니다. 베네치아에서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히던 베라치니(F. M. Veracini)의 연주를 듣고 크게 탄복해, 한동안 오로지 연주 실력을 연마하는 데에 시간을 쏟았죠. 노력 끝에 그는 범접할 수 없는 비르투오조 바이올리니스트로 이름을 얻게 되었죠. 그는 바이올린을 통해 ‘노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러기 위한 방법으로 활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를 끊임없이 연구했다고 합니다. 특별히 길이가 더 긴 활을 따로 제작해서 연주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는데요. 보잉으로 표현력을 강화시키려는 방법 중 하나였던 것이죠.
그러면 '보잉의 기술'(L'arte dell'Arco)이라는 부제가 있는, 타르티니의 바이올린 작품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들어볼까요? 라디오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되어 매우 친근한 작품입니다.
타르티니는 바이올린 소나타나 협주곡을 쓸 때 아르칸젤로 코렐리의 작품을 모델로 삼았었다고 합니다. 연주의 기교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악장 구성 및 음악적 전개에 있어서도 참고를 했다고 하는데요. 끝내는 자신만의 고유한 음악 세계를 구축해냈습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타르티니가 자신의 작품 중 최고로 꼽았다는 바이올린 소나타 g단조인데요. 이 작품에는 악마의 트릴' (Il trillo del diavolo), 혹은 '악마의 소나타’라는 부제가 있습니다. 타르티니가 악마와 계약을 하는 꿈을 꾸고 이 소나타를 썼기 때문입니다. 소나타 마지막 악장에서 구사되는 트릴 테크닉이 기교적으로 매우 난해하기로 유명한 곡이죠.
타르티니의 <악마의 트릴>, 오늘은 크라이슬러가 편곡한 버전으로 준비했습니다.
<악마의 트릴>의 작곡연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출판은 1798, 1799년 경에야 비로소 이루어졌는데요. 타르티니가 세상을 떠나고 거의 30년 가까이 지난 후였죠.
*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