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품에 안기면 모든 일이 괜찮아지고 싶다
문득 서러워지던 일들도
돌연 가난해지던 날들도
사랑을 헤매다 한없이 초라해지던 얼굴도
나의 고개를 묻은 당신의 어깨 위에서는 다 괜찮아지고 싶다
일 초간 두렵다
한동안 내가 좋지 못했다는 것을
얼마간 쓸쓸한 눈동자를 가졌었다는 것을
당신이 알면, 꼭 사라져 버릴 것 같아서
이 사랑의 지구가 겁이 난다
이런 나를 들키고 싶지 않지만
당신은 이미 이런 나를 알아 차렸을 것이다
그리고 눈을 맞추며 웃어줄 것이다
우리, 영원의 시점을 어디로 할까
이상하다
영원한 건 없다고 믿어야 하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나의 영원은 너를 사랑하는 동안에 있다
믿기지 않는 순간을 실감하고 믿어가며
나의 영원은 너를 사랑하는 순간에 있다
말하자면 골몰해 기울여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
골몰해 기울여 당신을 안아주고 싶다
내 작은 품에서 잠시나마
당신의 모든 일이 괜찮아지길 바란다면
이것을 사랑이라 말해도 좋지 않을까
당신의 어깨너머로 지구가 저문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아파했던
모든 전부의 지구가 저문다
우리가 사랑함으로써 지구의 풍경은 바뀌어간다
골몰해 기울여 내 안의 당신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