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바닥에 긴 몸을 붙이고 잠을 자려는 욕망 외에

다른 어떤 것으로도 존재하지 않는 개에 대하여 _ 이장욱

by KAKTUS


그런 개에 대하여


내가 수동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워지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


개에 대하여

개에 대하여


커다란 양은그릇에 담겨 있는 소시지와 나물과 흰 밥이 하나의

동일한

이름 붙일 수 없는 것이 되어가는 세계에서


내가 개를 부르지 않고 개가 나를 향해 짖지 않고 나는 개의 기다란 혓바닥이 되고 개는 나를 호흡하는

이토록 긴 영원 속에서

대격전 속에서


우리는 전 세계에 가까워질 것이다.

무섭게 너그러워질 것이다.


나는 여전히 석양에 연루된 것으로서

개의 꿈이 아닌 것으로서

저기 저 지구 바깥을 돌고 있는 행성으로서

여전히 피투성이로서


개에 대하여

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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