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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동재 Jul 23. 2024

근황


1. 리워크팀에 합류하고 HR컨설팅을 시작한지 3년차에 접어들었다. 그간 김해에 있는 한 자동차부품 회사의 인사관리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는 일을 해왔다. 어떻게 보면 CHRO, HRBP를 빌려드립니다 같은 느낌이고, 네팔의 산악지대에서 등산하는 사람들에게 길을 알려주고, 짐을 들어주는 셰르파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매주 KTX를 타고 서울과 김해를 오가면서 한국의 산업구조,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대해서도 직, 간접적으로 느끼고 있다. 프로젝트는 만 2년이 넘어가고 있다. 이렇게 장기적으로 한 조직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굉장히 독특하고 희귀한 기회여서 이런 기회를 준 해당 기업의 경영진과 프로젝트 리더 이용석 대표님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조직들은 성과평가를 하는 방식과 성과평가 결과를 기본급 결정에 연계하는 방식이 ‘성과 = 결과’라는 컨셉을 유지하고 있다. 성과관리시스템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성과 = 과제해결을 위한 솔루션’이라고 강조해도 실제 성과를 계획하고 성과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이나, 그것이 기본급결정과 연계되는 과정에서 ‘성과’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게 되면(예: 목표달성도에 의한 상대평가) 현실에서는 ‘성과 = 과제해결을 위한 솔루션’이라는 간단한 명제도 쉽게 허물어져버린다. 인사관리시스템의 존재목적이 성과지향적인 조직이 되기 위해서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모습은 많이 다르다. 급여결정을 위해서 끼워맞추기 식으로 성과를 관리하는, ‘마치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모습으로 인사관리시스템을 운영하는 경우가 흔하다. 인사관리의 오랜 통념이자 관행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런 고민속에서 인사관리시스템의 경로의존성을 모두 탈피하는 프로젝트여서 쉽진 않지만, 경영진의 변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체인지에이전트와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균형상태에 이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올해 좀 더 구체적인 사례, 장면의 변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2. 노사발전재단 일터혁신컨설팅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작년에 이어 한 협동조합의 인사제도개선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내가 특별히 애정하기에 ‘지금 알았던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같은 느낌으로 컨설팅하면서 경영진, 체인지에이전트 그룹과 업데이트 된 내용을 함께 논의하며 새롭게 적용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여러 사회적경제조직들을 비롯한 비영리조직들에 적용할 수 있는 성과관리, 인사결정시스템의 모델을 정리해보고 싶다.


3. 루트임팩트 IP1 기금, 헤이그라운드 비영리 멤버십 성장지원 파트너로 선정되어서 비영리스타트업들의 인사관리를 돕고 있다. 나를 이루는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가 ‘비영리 활동가’이기도 해서 특히 루트임팩트가 지원하는 조직들에 관심을 갖고 돕고 있다. 임팩트지향 조직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오히려 영리조직보다 ‘성과’개념에 대해서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탁월한 성과에 대해 더 강하게 집중하는 모습들을 보일때가 많다. 규모가 작을 때 겪는 인사관리 이슈들을 함께 해결하고, 조직이 크건 작건 필요한 기본적인 인사관리에 필요한 시스템을 함께 세팅하고, 특히 비영리조직의 구성원들은 직무오너십이 강하기 때문에 위계조직이 아닌 역할조직으로서의 의사결정체계, 더 높은 임팩트를 창출하기 위한 과제와 전략 중심의 경영계획 세팅, 과제해결을 위한 대안으로서의 성과를 평가하는 시스템에 대해서 더 다양한 조직들과 이야기 나누게 될 것 같아 기대된다.


4. 클랩 블로그에 글을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고, 주간리워커 <뉴스레터>도 매주 꾸준히 발행하고 있다. (아직 구독하지 않으신 분들은 구독해주십쇼) 올해는 뭔가 정리해서 책으로 엮어내고 싶다.


5. 아내가 일본에서 3년 동안 지역사회복지에 관한 경험을 쌓고, 한국에 돌아온지 5개월이 되었다. 한국에 오자마자 너무 일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금 안쓰러울 때도 있지만, 일본에 있을때 보다는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어서 다행이다. 그녀가 조금 더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었으면 좋겠다.


6. 아 그리고 하타요가를 한지 3개월이 되었다. 요가는 나의 몸에 대해서 메타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고, 일하면서 생기는 긴장들을 풀어주는데 여러모로 도움을 주고 있다. 물구나무서기를 제대로 하는 그날까지 화 이 팅 :)


망원한강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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