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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진주 Apr 11. 2023

노는 것이 곧 일하는 것이다, 플래듀서의 삶

<나는 액티브 시니어다>(윤석윤, 북바이북, 2021)

‘노는 것이 곧 일하는 것이다, 플래듀서의 삶’


‘노는 것이 곧 일하는 것이다, 플래듀서의 삶’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직업 선택을 위한 영원한 화두다.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부터 일터에 입문하는 새내기 직장인들까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혹은 ‘무엇을 잘하는지’를 저울질하며 고민한다. 어차피 좋아하는 일이든, 잘하는 일이든, 그것이 바로 돈을 벌고 생계를 유지하는 일이다. 직장동료들이 매번 친근하며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들은 아닐 테니까 말이다. 그런 냉혹한 직업전선에서, "중년 이후에는 좋아하는 일만 하고 하기 싫은 일은 안 한다”(p.69)라고 대범하게 외치는 괴짜가 한 명 있다. 바로, <나는 액티브 시니어다>(북바이북, 2021)의 저자, 윤석윤이다.


  이 책은 겉표지부터 호방한 신바람이 넘쳐흐른다. 민머리에 원색 옷을 걸쳐 입은 저자인 듯 보이는 노년 신사가 춤을 추고 있다. 지르박, 왈츠인지, 어떤 분위기의 음악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노는 것이 곧 일하는 것’이라는 믿는 ‘플래듀서의 삶’을 지향하는 주인공답게 명랑함이 넘쳐흐른다. ‘나이 들어도 할 수 있는 슬기로운 직업 생활’이라는 책의 부제처럼, 왠지 저자의 조언을 따르다 보면, 지루한 직장 생활도, 막연한 노년에 대한 두려움으로 불안한 직장인들의 답답함도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자신의 인생길이 녹록지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근무하던 중소기업이 부도나서 길거리에 내몰렸고 임원으로 은행대출에 연대보증을 해주었기에 신용불량자가 되었다”(p.22) 저자는 이 시절을 감히 ‘인생 최악의 시점’이었다고 고백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가 어려운 시절을 이겨낸 과정이다. 저자는 ‘마음이 피폐해지고 허물어지기 직전의 상황’에서 공부했다. 그는 책을 읽으며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고 소통했으며 글쓰기로 괴로움과 원망을 떨쳐냈다고 말한다. 극한의 상황에서 공부를 통해 ‘긍정하며 견딜 힘‘을 키웠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저자가 ’좋아하는 일만 하겠다‘라고 주장하는 이유를 이해할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은 저자의 감정에 함몰되지 않는 이성적인 솔직함이다. 저자는 은퇴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조언들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중년 이후에 프리랜서 강사의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이 일이 마냥 편한 직업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저자는 프리랜서 강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강사일’을 하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서 수련하고 경력을 쌓는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p.38)라고 당부한다. 특히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가장’이라면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강사일을 즐기는 저자이다. 하지만, 그 역시도 “도서관과 학교, 교육청과 기업에서 불러주면 눈썹 휘날리게 달려가는 C급 강사”(p.81)라고 말한다. ‘돈이 곧 능력’인 자본주의 세상에서 프리랜서 강사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기에는 아직도 제약이 크다.


 그럼에도, 그는 본인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흐른다. 2시간 강의를 위해 4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고행길이라도, 코로나19로 인해 인터넷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비대면 강의를 처음으로 진행하더라도, 매번 수강자들의 반응을 신경 써야 하더라도 저자는 다시 불러주는 고객들이 있어 신바람이 난다고 말한다. 그는 “대화하듯 주고받는 강의”(p.164)를 좋아하며 최선을 다하는 강사다. 저자는 수강자들과의 만남을 위해 ‘마라톤’과 ‘철인삼종’을 하고, 헤어스타일과 패션을 바꾼다. 그가 오랫동안 멋진 강사가 남고 싶기 때문이다.


 저자는 시니어 강사로 오랫동안 남기 위해 세 가지 다짐을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다. ‘욕심을 버리기’, ‘자존심을 버리기’, ‘계속 공부하기’, 바로 그것이다. 늘 호기심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젊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 저자는 “카르페 디엠(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의 생각으로 현재를 살고 있다. 그가 지향하는 ‘플래듀서’의 삶에는 이런 생각이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즐겁게 일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저자의 지침들을 하나씩 따라 해 보라. 어느 순간 ‘신바람 나는 이모작’이 바로 곁에 성큼 다가와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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