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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필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1일 차

by 하늘진주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필사 1일 차

“진실은 이 모든 것도, 너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란다.”(p.54)


삶을 지탱할 때 힘이 되는 말은 ‘나라는 존재가 의미가 없다’라는 말일까? 아니면 ‘나라는 존재가 가치가 있다’라는 말일까? 저자 룰루 밀러 아버지의 말을 떠올릴 때면 항상 그 생각이 많이 든다. 46억 동안 지속된 지구의 역사 앞에서 나라는 인간은 미약한 점으로도 표시되지 못할 만큼 하찮은 존재이지만, 그것을 마냥 수긍하고 받아들이기에는 어쩐지 억울하다. 사람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중하고 가치가 있다고 믿는 것이 험난한 인생을 헤쳐 나갈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 노래를 들을 때마다 울적해지는 이유는 어쩌면 이 넓은 세상에서 ‘의미가 없는 존재’라는 말을 은연중에 받아들인 탓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가수는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라는 자기 최면으로 끝내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어쩌면 우리는 이 세상에서 ‘의미가 없고, 존재가 없지만’, ‘우리는 빛나는 존재’라고 추켜 올리며 서로를 위로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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