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나의 키워드는 재충전이다. 작년 친정 부모님 두 분이 갑자기 큰 병에 걸려 간호하느라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보냈다. 하루하루 바뀌는 상황에 신경을 곧두세우느라 일상을 챙기기가 쉽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어느 정도 급한 불을 끄고 나니 밀려드는 것은 무섭게 밀려드는 피곤함과 더불어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하며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인생에 갑자기 들이닥치는 폭풍우는, 시계추처럼 바삐 움직이던 삶과 인간관계를 다시 돌아보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굳건하다고 믿었던 가족 관계에도, 변함없을 것 같던 일상에도 적지 않은 생채기만 남았다.
상흔이 가득한 자리에서 이제는 무조건 전진만 알던 내 삶의 배를 멈춰 배 수리를 하고 고갈된 연료를 채운다. 올해는 다른 배들을 따라잡기보다는 나침반을 꺼내 다시금 방향을 잡을 시간이다. 내년 다시 힘차게 나아가기 위해 지금은 잠시 내 삶의 엔진을 꺼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