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인생> (카렐 차페크 장편소설/열린 책들/202

손 필사 1

by 하늘진주


화자 ‘나’는 정원에서 잡초를 정리하다 갑작스레 ‘죽음의 느낌’을 강하게 느낀다. 처음의 느낌은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이었지만, 공포가 가라앉자 찾아온 것은 ‘놀라움’과 ‘슬픔’이었다. 아직 책을 많이 읽지 않아 앞으로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는 알 수 없지만, ‘평범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사건은 아마도 죽음이 아닐까?


이 책은 늙은 ‘포렐’씨가 한 의사에게서 친구의 자서전을 건네받으면서 시작된다. 일흔도 안된 아는 이의 죽음은 포렐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아마도 이후 진행되는 ‘나’의 인생 이야기는 포렐 친구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사람의 인생에서 ‘죽음의 느낌’이 찾아올 때는 어떤 기분이 들까? 나이가 이제 50을 넘고 보니 여기저기서 아는 이들의 부모, 지인들의 죽음 소식이 들려온다. 갓난아이의 탄생보다는 누군가의 죽음 소식이 더 자주 들리는 나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짧은 글귀 속에 들려 보내는 돈봉투가 무척이나 차갑게 느껴지는 현실이다.


이 세상에 올 때의 기억은 없지만, 떠날 때의 느낌만은 기억될지 모르는 미래이다. 그런 죽음을 기억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망각에 접어드는 것이 좋을지 알 수 없다. 어차피 죽음을 향한 슬픔은 살아있는 이들만이 느끼는 감정일지 모른다. 인생의 이별 기차를 언제 탈지 모르는 요즘, 그 승차권이 평온하고 아프지 않은 좌석을 만들어 두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