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베낭 여행과 같다.

by 박태철


처음 떠난 베낭여행은 유럽이었다.

그때는 큰 베낭을 메고 여행하는 멋이 있었다. 나에게 유럽은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인천공항뿐만 아니라 비행기도 처음 타봤다. 싱가포르를 거쳐 독일로 들어가는 항공권을 구매했다.

나는 지금도 비행기 안에서 느꼈던, 너무나 행복하고 가슴 뛰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 당시 여행의 준비물은 가이드북 한 권이었다.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가이드북에 빼곡하게 적어 넣고, 잘 보이도록 챕터별로 표시도 했다.

첫 유럽 여행은 필름으로 찍은 마지막 여행이었다.

에펠탑은 마치 달나라에 있는 것만 같았다.

직접 눈으로 확인한 에펠탑은 신기함보다 “드디어 왔구나” 하는 성취감이 더 컸고, 상상이 깨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스위스 융프라우에 갔을 때, 구간마다 정차할 때 잠깐 내려 걷기 시작했다.

파란 하늘과 산맥 사이로 밀려오는 자연의 정취, 귀에 들려오던 재즈 음악이 모든 오감을 깨우며 나를 울렸다.

나의 첫 유럽 베낭여행은 인생을 도전과 설렘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때부터 나의 베낭여행은 시작됐다.

공항버스만 봐도 설레고, 인천공항은 제2의 고향이 되었다.

가족이 생기고 경비와 시간 때문에 멀리는 못 가지만, 그래도 시간과 돈을 여행과 바꾸고 싶었다.

4개월 동안 준비한 끝에 오늘 경기도 다낭시로 떠난다. 여행을 준비하는 순간부터 여행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는 게스트하우스 대신 호텔로 바뀌고, 혼자였던 여행이 네 식구가 함께 떠나는 여행이 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구글 지도보다 종이를 출력하고, 그랩보다 기사를 섭외했었다.

아직도 가이드북을 들고 다니던 베낭여행자의 모습이 남아 있다.

아이들이 더 크면 다시 베낭여행자로 살고 싶다.

베낭여행자는 일상을 여행하듯 설렘으로 살아가는 사람 같다.

곧 있으면 제2의 고향, 인천공항에 간다.

언제부터인가 사진을 인화하지 않으면서 수많은 여행 사진의 귀중함이 점점 사라진 것 같다.

하지만 앨범을 펼치면 나는 다시 세계여행 속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인생은 베낭여행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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