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아침에 출근하느라 바쁠 텐데도 집을 정리하고 나간다.
퇴근 후 집에 들어가면
호텔에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전원주택을 팔고, 겨우 보증금만 남긴 채 빌라로 이사하게 되었다.
우리 집처럼 직접 벽에 페인트도 칠하며 따뜻한 공간을 만들었다.
이 집은 우리 부부가 가장 힘든 구간을 버티게 해준 집이다.
우리 부부는 서로 독립적이다.
각자 맡은 부분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러면서도 교집합처럼 모든 것을 공유한다.서로는 유리처럼 다 보인다.
집에는 TV도 컴퓨터도 없다.
와이파이도 없었는데,
딸이 인강을 들어야 한다고 해서 와이파이를 설치했다.
에어컨은 캐리어 제품인 골동품을
7만 원에 샀다. 더울 때는 정말 시원하다.
아직 부족한 가전제품들이 많지만
삶의 만족도는 정말 크다.
서로 독립적이기 때문에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는 것 같다.
집을 산다는 건
이제 멀고도 먼 이야기 같다.
힘든 구간을 통과하며
많은 것을 잃은 것 같지만,
잘 사는 법을 배웠다.
없어도 사는 경험을 배웠고,
죽지는 않겠구나 하는 힘도 배웠다.
지금은 터널을 나와 빚도 갚고 삶에 여유가 조금씩 생겨서 참 감사하다.
나도 퇴근 후
아내와 아이들이 오기 전에
정리가 안 돼 있으면 설거지를 하거나 집을 정리한다.
그러다 문득
‘아, 우리가 독립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립적으로 서 있으면
나와 함께한 모든 사람을 편하게 해준다.
인생의 성공은
부자가 되는 게 아니라
잘 사는 것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