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맥도날드.

by 박태철

아들과 맥도날드.

중3이 된 아들과 정말 오랜만에 맥도날드에서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어릴 때 해피밀이라는 장난감이 함께 나오는 세트 메뉴가 있었는데, 장난감을 가지려고 자주 갔던 곳이다.

이제 아들 동선에는 내 자리 대신 친구들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스마트폰 그만 해라”라는 말이 아들과의 대화의 대부분이 되었다.

햄버거 앞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아들의 말을 들어주었다.

요즘은 체육대회를 하면 동네에 민원이 들어와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체험학습도 아이들이 공부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민원으로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소풍은 1년을 기다리는 큰 행사였다.

비가 올까 봐 마음을 졸이고, 엄마가 싸준 김밥을 먹는 날이었다.

생각해보면 대단한 것도 없었는데 소풍만 기다리곤 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운동회는 동네 올림픽이었다.

올림픽 개회식 전 공연만큼이나 열심히 준비했다.

운동장에는 세계 만국기가 걸리고
온 동네가 축제가 되었다.

머리에는 파란색, 하얀색으로 청팀 ,백팀으로 구분했다.

아들과 대화하면서 옛날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아들이 다니는 동선은 학원, PC방, 노래방, 두끼 정도가 친구들과 노는 공간인 것 같다.

결혼하고 아이를 가졌을 때,
우리 아이가 대학교에 다닐 때는 교육 환경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었다.

딸이 고2가 되었지만, 오히려 더 힘들어진 환경 속에서 자퇴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한다.

청년층 대학 진학률이 70%가 되고, OECD 평균이 약 40~50%라고 하니 교육열이 높긴 하다.

우리는 아이들이 하고 싶을 때 해주는 편이다.

딸도 중학교 다닐 때 후회 없이 놀았다고 한다. 학교 가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했다.

아들도 마음껏 놀게 해주었다.

마음껏 놀아봐야 자신이 하고 싶을 때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다.

부모의 욕심은 아이들을 지치게 만든다.

맥도날드에서 나눈 아들과의 이야기는 인스턴트 햄버거를 먹었지만, 건강이 가득한 대화를 나눈 시간과 공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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