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 함께 걷는 소중함
삶! 그것은 현실이다.
일상생활에서 의족을 자신의 분신으로 입어야 하는 그 남자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당당하게 나는 그 남자와 결혼을 했다.
자신 있었다.
내가 조금 더 부지런하면 된다고 그러면 된다고 가볍게 생각했던 것 같다.
세상과 삶은 내 생각과는 달리 결혼생활은 정말 직면한 현실이었다.
말하자면, 여행을 가고 싶어 계획을 세울 때도 오르막길이 많거나 길이 좋지 않으면 그 이유 하나만으로 취소해야 했다.
분리수거라든지 집안의 소소한 일들도 고스란히 내 몫으로 돌아와 나를 힘들게 한다.
생각만으로 마음을 지배하기 어렵듯이 내 마음에는 불평들이 하나둘씩 쌓이며 고름처럼 생기기 시작했다.
다정하게 나란히 걸어가는 우리와는 다른 부부들을 볼 때면 나는 자꾸만 무너졌다.
그즈음 남편과 자전거 수리 점에 갈 일이 생겼다. 의족을 하지 않은 그 사람의 모습이 세상에 드러났다.
왼쪽이 텅 빈 반바지가 허공 속에서 바람에 나부끼며 펄럭였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총알을 날리듯 “와~ 외계인이다.”라고 말했다.
그 말에 울컥한 나는 그 아이를 향해 “너 가 외계인이다!!”라며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총알의 파편들이 나에게 쏟아지는 것 같았다.
옆에 있던 아이의 아버지가 어쩔 줄 모르게 당황하며 아이에게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냐며 혼 줄을 냈다.
그러나 나는 화가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남편과 차로 돌아왔다.
차를 타자마자 남편은
“왜 그렇게 말했어? 워낙 아이들은 솔직해서 바라보는 대로 말하는데……”라고 말했다.
남편의 그 말에 나는
“그래도 그래도……”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그 자리에서 계속 울었다.
그렇게 난 울고, 남편은 앞만 보며 운전하고 더 이상의 대화 없이 집으로 왔다.
집으로 와서도 울분이 가시지 않아 일기장에 지금의 내 기분을 눈물로 적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일기장 앞쪽에 적어둔 글들을 보았다. 연애할 때의 글들 이였다.
그중 한 글 속에도 오늘과 비슷한 상황이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