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을 품은 그

6편 당당함으로 키운 사랑

by 햇살나무 가령

결혼 전, 남동생의 말이 가슴을 스친다.

장애에 당당해야 미래의 내 아이에게도 당당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 남동생의 충고가 내 가슴을 되감기 하듯 뇌리를 스쳐 나를 재차 확인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 나 스스로 당당하자 나중에 내 아이들에게 아빠가 한쪽 다리만으로도 얼마나 당당하고 멋있는 남자인지 힘차게 알려줘야지!’

지금도 간혹 내가 흔들릴 때마다 내 옆에서 늘 바로잡아 주는 건 바로 내 남편 내 남자다.

그래서 나는 세상이 살만한 것이다.

세상 속 타인들은 한쪽 다리로 살아가는 남편을 보겠지만, 더 큰마음으로 타인의 시선을 품고 살아가는 멋진 사람이다.

​퇴근 후 집에 오면 자유를 얻은 양 아이처럼 콩 콩 콩 외발로 뛰어다니는 남편이 너무 좋다. 남편의 자유와 달리 방 한켠에 외로이 서있는 이제 막 체온 빠져나간 의족을 가슴에 몰래 안아 본다.


의족은 너무나 차갑고 딱딱하고 무겁다. 하루 종일 이 의족에 기대어 걸었을 남편의 모습을 떠올리니 얼마나 답답했을지 얼마나 무거웠을지 그 무거움과 답답함이 전해져 가슴이 아팠다.


천상병 시인의 말이 생각난다.

곧 나의 날개이기도 한 남편에게 무거움이 가벼움으로 될 수 있는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

며칠 전 그와 나는 시험관 시술을 시작했다.


나는 자꾸만 걱정만 많다.

미래에 태어날 아이들과 남편이 함께 하지 못할 일들이 걱정스레 떠오른다.


남편은 이렇게 말한다.

달리지 못하면 휠체어를 타서 달리면 되고, 야구장에서 베이스는 밟진 못해도 캐치볼을 하면 되고, 다리로 비행기 놀이를 하지 못하면 목마를 태워주면 된다며 늘 할 수 있는 일들만 나열하는 남편이다.


남편과 나는 타인의 시선 때문에 불협화음이 났었지만, 지금은 타인의 시선을 품은 남편으로 인해 뭐든 할 수 있다는 날개를 가졌다.


나를 변화시켜준 남편이 있기에 오늘도 나는 남편과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천천히 나란히 걸어간다.


지금 우리는 누구보다 행복한 마음으로 아기천사를 기다리고 있다.

곧 오게 될 아기천사가 아빠를 얼마나 자랑스러워할지 충분히 안다. 그리고 내 아이와 내 남편 우리 가족이 뛰어노는 행복한 모습이 꿈처럼 그려져 가슴이 벅차게 뛴다.

“천사야, 어서 오렴. 아빠에게로!”


지금은, 몇 해 전 태어난 천사 같은 공주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써뒀던 일기장 내용을 바탕으로 썼어요.

우리 모두 시선에서 자유롭게 나와 사랑을 봐라 보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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