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미래는 어디로 가나
2025년 10월 6일(현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OpenAI DevDay는 단순한 기능 발표가 아니었어요. 그날 이후, 우리는 마케팅과 커머스의 기본 단위를 "페이지"에서 "대화"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것을 대화형 플랫폼(operating-system-like layer)으로의 전환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고객이 웹과 앱을 오가던 흐름이, 이제 하나의 대화 안에서 유입→탐색→의사결정→결제로 닫히는 폐쇄 루프로 수렴하기 시작했거든요.
DevDay의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ChatGPT 안의 앱 생태계예요. Apps SDK(프리뷰)가 공개되면서 대화 중에 바로 앱을 불러 작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어요. 시작 라인업에는 Spotify, Canva, Zillow 등 익숙한 서비스들이 포함되었고, "대화 → 생성 → 조회 → 비교"가 끊기지 않는 경험형 유입 채널이 열렸죠.
현장에서 공개된 데모는 충격적이었어요. 한 사용자가 "강아지 산책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싶다"고 말하자, ChatGPT는 Canva를 통해 즉시 비즈니스 포스터를 제작했어요. 이어서 같은 대화 흐름 안에서 피치덱을 생성하고, 사업하기 좋은 도시를 추천받았으며, Zillow를 통해 해당 지역의 부동산까지 검색했죠. 웹사이트를 이동하거나 새 창을 열 필요 없이, 모든 것이 하나의 대화 속에서 완성된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발견성(Discovery)과 수익화(Monetize)예요. 연내 공개가 예고된 앱 디렉터리와 모네타이즈 가이드가 채널 파워를 좌우할 거예요. 초기에 선점한 브랜드는 "대화 속 노출"의 기본 단위를 확보하게 되겠죠.
실무 관점에서 보면, 이제 SEO나 ASO 못지않게 AEO/GEO(Answer/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관점의 대화 경험 설계가 필요해요. 랜딩 페이지 최적화보다 대화 흐름(턴 디자인), 인텐트 추적, 대화 내 UI 위젯이 더 큰 전환 레버가 될 가능성이 높거든요. 마케터들은 이제 고객이 어떤 키워드를 검색할지 고민하는 것을 넘어, 어떤 대화 맥락에서 우리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등장할지를 설계해야 해요.
AgentKit의 등장은 마케터의 작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요. DevDay 현장에서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던 순간은 단 8분 만에 DevDay 일정 관리 에이전트가 완성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봤을 때였어요. 코드 한 줄 작성하지 않고, Agent Builder의 드래그 앤 드롭만으로 완전히 작동하는 에이전트가 만들어진 거죠.
AgentKit은 세 가지 핵심 컴포넌트로 구성돼요. Agent Builder로 멀티 에이전트 플로우를 시각적으로 설계하고, Connector Registry로 Dropbox, Google Drive, SharePoint 등 흩어진 리소스를 연결해요. 그리고 Evals for Agents로 응답 품질과 가드레일을 체계적으로 점검할 수 있죠. 로우코드/노코드로 시작은 쉽지만, 권한 관리, 로그 수집 같은 운영 거버넌스는 여전히 엔지니어, 보안, 법무 팀과 함께 세팅해야 실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이 돼요.
실무적으로는 작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해요. CRM, 웹분석, 이메일, 소셜 데이터 접점을 하나로 묶는 운영형 에이전트를 환불, 배송, 재입고 문의 같은 작은 영역부터 시작해보세요. 많은 팀들이 프롬프트를 계속 바꾸는 데 시간을 쓰는데, 사실 평가 데이터셋과 실패 로그를 체계적으로 쌓아 Evals 루프를 고도화하는 편이 ROI가 훨씬 더 높아요. 에이전트가 실패한 케이스를 수집하고, 그것을 테스트 데이터셋에 추가하며, 개선 사이클을 돌리는 것이 성능 향상의 핵심이에요.
DevDay에서 Sam Altman이 언급한 "곧 출시될 에이전틱 커머스 프로토콜"과 "ChatGPT 내 즉시 체크아웃" 기능은 커머스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것으로 예상돼요. Agentic Commerce Protocol(ACP)과 Instant Checkout은 대화 속에서 결제를 마무리하는 표준 흐름을 예고하고 있어요. 영수증·반품·멤버십 약관 같은 신뢰 신호 UI가 대화 맥락에 붙으면서, 기존 퍼널의 클릭 단계를 대폭 줄일 가능성이 높죠.
Zillow 통합 데모가 보여준 것은 이것이 현실이 되었을 때의 모습이에요. "샌프란시스코에서 반려동물 친화적이고 월 3000달러 이하 아파트를 찾아줘"라는 한 문장으로 검색이 시작되고, 추가 질문에 답하며, 동네 정보까지 제공받았어요. 여기에 결제 기능까지 더해지면, 발견부터 구매까지의 전체 여정이 대화 하나로 완성되는 거죠.
이를 대비하려면 지금부터 SKU 카탈로그 스키마와 환불, 교환, 배송 정책 데이터를 에이전트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해야 해요. 결제 권한 위임부터 결제 확인, 영수증과 환불 상태 동기화까지 전체 흐름을 상태 머신으로 정의해두면, 웹과 콜센터, 오프라인 매장 같은 지원 채널 간 경험이 일관되게 유지돼요. 고객이 ChatGPT에서 주문하고 전화로 문의해도, 모든 시스템이 동일한 주문 상태를 공유하는 거죠.
DevDay에서 공개된 새로운 실시간 음성 모델은 게임 체인저예요. Realtime API가 웹과 전화 시스템 모두와 연결될 수 있어 실제 콜센터에 바로 적용 가능하거든요. 음성, 영상, 이미지를 하나의 모델로 처리하고, 음성을 문자로 변환했다가 다시 음성으로 바꾸는 복잡한 과정을 없애 응답 속도와 비용을 모두 개선했어요.
현장 데모에서는 AI가 실시간으로 고객의 말을 듣고,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필요한 정보를 조회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전 과정이 공개됐어요. 기존 IVR 시스템의 "1번을 누르세요, 2번을 누르세요"는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될 거예요.
실무적으로는 콜센터 KPI를 FCR(1차 해결율), AHT(평균 처리시간), CSAT(고객 만족도)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해요. 주문 변경, 환불, 재배송, 재입고 알림 같은 업무형 콜 플로우부터 POC를 시작하면 효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이런 반복적이고 구조화된 문의들은 AI가 처리하기에 가장 적합하고, 고객 만족도도 높게 나오는 영역이거든요. 상담사들은 더 복잡하고 감정적인 케이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되죠.
Sora 2 API의 공식 통합은 크리에이티브 제작의 경제학을 바꿔요. 영상 속 물리 법칙이 더 자연스러워지고 화면 구도 조정이 쉬워지면서, 브랜드 숏폼 영상이나 제품 상세 페이지 영상, UGC 스타일 광고를 저비용으로 다양하게 실험할 수 있게 됐어요. 일부 지역에서는 iOS 앱도 초대제로 시작했어요.
하지만 동시에 워터마크, 저작권, 초상권 같은 법적 이슈도 함께 고려해야 해요. 브랜드 입장에서는 AI가 만든 콘텐츠임을 표시하는 라벨링 규정을 세우고, 인물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해요. 내부적으로 크리에이티브 제작 가이드를 만들어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 생산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죠.
DevDay에서 발표된 개발자 도구 업데이트는 실무자들에게 가장 실용적인 부분이었어요. 개발을 돕는 Codex가 테스트를 마치고 정식 출시됐고, GPT-5 Pro API가 공개됐으며, 가볍고 저렴한 GPT-4o mini, 음성 전용 realtime 모델 등 각 용도에 맞는 모델들이 명확하게 구분됐어요.
새로운 평가 도구들도 주목할 만해요. 데이터셋 관리, 응답 품질 평가, 자동 프롬프트 개선 기능이 추가되면서 AI 제품의 품질 관리가 한층 체계화됐거든요. 마케팅과 커머스 팀에게는 이제 광고 채널을 선택하는 것만큼이나 어떤 AI 모델을 어디에 쓸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해졌어요.
실무에서는 간단한 카피 작성, 요약, 태그 달기 같은 작업은 작고 저렴한 모델에 맡기고, 여러 단계를 거쳐 판단해야 하거나 다른 도구를 연결해야 하는 복잡한 작업은 고성능 모델을 사용하면 돼요. 음성 기능은 전용 모델을 쓰는 식으로 분리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죠. 배포 품질은 자동 검토, 안전장치 테스트, 업데이트 내역 관리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하느냐에 달려 있어요. Codex와 Slack을 연결하면 개발과 배포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고요.
DevDay에서 발표된 AMD와의 6기가와트 규모 칩 계약은 단순한 하드웨어 뉴스가 아니에요. 대규모 GPU 확보와 한국 데이터센터 및 메모리 생태계 확대는 AI 서비스의 응답 속도, 비용,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거든요.
한국 유통, 엔터테인먼트, 게임 기업들에게는 빠른 응답 속도, 국내 규제에 맞는 데이터 관리, 가까운 공급망이 실제 경쟁력으로 작용해요. 애플의 전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함께 AI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한다는 소식도 흥미롭죠. AI가 스마트폰을 넘어 우리 일상의 모든 접점으로 확장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예요.
실무적으로는 인프라 파트너와 함께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공동 보도자료를 내는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해요. 국가별 데이터 규제를 미리 파악하고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고요. 특히 한국은 개인정보보호법이 엄격한 편이라서, 글로벌 AI 서비스를 도입할 때는 반드시 법무팀의 검토를 거쳐야 해요.
이제 고객 여정은 "대화 시작 → 선택지 좁히기 → 신뢰 확인 → 즉시 결제 → 사후 지원"으로 하나의 흐름 안에서 완성돼요.
측정 지표도 달라져요. 대화에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전환율, 대화 한 번에 얼마나 명확한 답을 주는지(추가 질문이 줄어드는 정도), 대화를 얼마나 오래 이어가는지, 대화 중 추가 상품을 제안했을 때 구매율, 콜센터의 첫 통화 해결률과 평균 처리 시간이 핵심 지표가 될 거예요.
기존의 페이지 조회 수, 이탈률, 클릭률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제는 대화가 얼마나 유용했는지, 맥락을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AI 에이전트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새로운 지표가 필요해요.
첫 30일은 빠른 실험과 데이터 수집에 집중해야 해요. 제품 상세 페이지에 대화형 도우미를 만들어 사이즈, 착용감, 재고, 환불 정책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장바구니까지 연결해보세요. 음성 서비스는 재주문, 배송 조회, 환불 이 세 가지 업무만 전화 시스템과 연결해 시작하면서 첫 통화 해결률과 평균 처리 시간 데이터를 모으면 돼요. 동시에 상품 코드, 가격, 프로모션, 환불과 교환 규정 같은 정보를 AI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해두어야 해요. 이것이 나중에 대화 속 결제 기능을 준비하는 기초가 되거든요.
두 번째 달에는 시스템을 실제 업무에 쓸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요. AI 에이전트 운영 체계를 완성해야 하는데, 누가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는지 권한을 정하고, 대화 기록을 남기며, 명령어 버전을 관리하고, 성능 평가를 반복하는 구조를 만들면 돼요. 데이터 관리 규칙도 중요해요. 누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민감한 개인정보는 어떻게 가릴지, 데이터를 언제까지 보관할지 정책을 세워야 하죠. 영상 생성 AI를 쓴다면 크리에이티브 가이드도 필요해요. AI가 만든 콘텐츠임을 어떻게 표시할지, 저작권과 초상권 동의를 어떻게 받을지, 원본 파일을 어떻게 보관할지 명확히 해두어야 법적 문제를 예방할 수 있어요.
세 번째 달에는 본격적인 확장과 외부 공개를 준비해요. ChatGPT 앱 마켓 등록을 대비해 개인정보 보호와 정책 준수 사항을 점검하고, 어느 나라와 언어를 지원할지, 고객 지원은 어떻게 할지 명시하면 돼요. 대화 속 즉시 결제 기능 테스트 환경에 접속해서 결제 권한 처리, 영수증 발급, 환불 상태 동기화를 시험해보세요. 이때 인프라 업체, 결제 업체, 플랫폼 파트너와 함께 성과 사례를 만들어 공동 보도자료를 내면 좋아요. 전환율, 응답 속도, 고객 만족도가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전후 비교 데이터를 보여주면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거든요.
AI가 반복 작업을 대신할수록, 대화의 맥락을 설계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만드는 능력은 더욱 중요해져요. 앞으로의 마케터는 대화 흐름을 디자인하는 UX 작가이자 대화 설계자, 데이터를 AI가 쓸 수 있게 만드는 에이전트 관리자, 채널과 AI 모델을 함께 기획하는 통합 전략가의 역할을 모두 해내야 해요.
DevDay를 보면서 저는 한 가지를 확신했어요.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단순하고 진실한 메시지가 승부를 가른다는 거예요. 도구가 바뀌었을 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같아요. 고객을 이해하고, 가치를 전달하며, 관계를 쌓는 것이죠.
8분 만에 에이전트를 만드는 데모를 보면서도, 결국 그 에이전트에게 무엇을 시킬지, 어떤 말투로 고객과 대화하게 할지, 어떤 가치를 전달할지를 정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었어요. AI는 우리의 도구일 뿐, 우리를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에요.
지금은 지켜만 볼 시간이 아니에요. 작은 시험 프로젝트라도 오늘 시작하면, 세 달 뒤 대화를 통한 구매 전환율과 콜센터 효율 개선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요. 이 빠른 변화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단 하나예요. 직접 만들어보고, 결과를 측정하고, 개선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거죠.
저는 이 과정을 마케팅의 두 번째 르네상스라고 부르고 싶어요. 첫 번째 르네상스가 디지털 전환이었다면, 두 번째는 대화형 전환이에요. 대화가 플랫폼이 된 이 시장에서, 먼저 뛰어든 팀이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요.
OpenAI DevDay 2025는 끝났지만, 진짜 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에요. 당신의 첫 번째 대화형 에이전트는 무엇이 될까요?
『AI로 팔아라』 저자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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