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함의 원인을 찾기 위한 글쓰기
마음이 답답했다.
안 보던 드라마를 계속 보게 됐다. 눈이 아프고 피곤해도 늦은 밤까지 보다가 자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루틴이 무너진다. 독서도 싫고 일상의 기록이나 글쓰기도 귀찮아진다.
아무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나 요즘 왜 이러지?
목표가 없어서일까?
일에 있어서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 나의 목표는 무엇인가?
책출간에 대한 목표가 있으나 어려운 산을 넘기 싫어 산에 가는 걸음조차 떼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과 같이 투고 준비를 하다가 멈춘 채로 진행을 못하고 있다.
함께 쓰기로 했다가 무기한 미뤄졌던 공저 쓰기가 재개되면서 개인 출간보다 쉬워 보이는 공저 쓰기부터 마무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궁극적으로 호텔 가구 전문가에서 호텔 브랜드 전문가로 나아가고 싶어서 팀을 이동했더랬다.
팀 이동이라는 목표(or 목적)를 달성하고 나니 감사한 마음은 사라지고 안일한 마음이 피어오른 것일까?
한 달 동안 새로운 부서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 헸으나 생각만큼 신나고 액티브하지 않다. 일 자체가 정적이어서인지 기대가 컸던 것인지 실체가 없는 일 같은 현상태에 현타가 온 것도 있다.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보기도 했지만... 나는 멈춘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눈물의 여왕 주인공들의 매력도 한몫했고, 솔로지옥 3에 출연한 어린 친구들의 플러팅 기술과 인간 본성을 들여다보는 재미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그냥 즐길 수도 있는 것을... 이것도 병인가?
불안병... 뭔가 해야 한다는 부담병...
사실 나에 대한 고민도 있지만, 같은 기간 동안 가족 내에서의 고민과 답답함도 있었다.
중간고사를 치는 과정에서 대학은 왜 가야 하느냐며, 하고 싶은 게 뭔지도 모르면서 지금 왜 이렇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아들의 하소연 + 질문에.... 제대로 말을 못 해줬다. 그 이후 요즘 같이 AI 기술과 함께 급변하고 있는 세상에서 대학의 역할이 무엇일지 머릿속에서 그 질문이 계속되고 있었다.
쳇지피티에게도 물어봤다.
나: 나는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엄마야. 아들이 물었어, 대학교는 왜 가야 하냐고?
GPT : 대학교육은 아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입니다. 하지만 대학 진학을 강요하기보다는 아들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 아들의 생각과 고민을 먼저 들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학 진학의 장점을 아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 전문 지식 습득과 자아실현의 기회
-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한 인적 네트워크 형성
- 취업이나 창업 등 미래 준비에 유리
- 지적 호기심 충족과 끊임없는 자기 계발
- 학위 취득으로 인한 사회적 인정과 자부심
그러나 대학 진학이 능사는 아닙니다. 적성에 맞지 않거나 의미를 못 느낀다면 오히려 시간 낭비일 수 있죠. 진학을 강요하기보다 스스로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도와주세요. 대학 외에도 전문대, 직업훈련원, 취업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음을 알려주시고, 어떤 선택을 하든 응원하고 지지해 줄 것임을 말씀해 주세요. 충분한 대화를 통해 아들이 성숙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길 바랍니다.
교과서적인 이야기이지만, 여기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를 찾을 수 있었다.
우선 아들과의 대화가 너무 부족했다는 것. 그리고 세상이 급변함에도 중요한 것은 사람. 내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어떤 사람들과 교류하고 영향을 주고받는지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
좋은 교수님을 만나고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안전지대를 꿈꾸며 아들도 좋은 대학을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좀 더 안정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나: AI 기술과 함께 급변하는 시대에서도 대학의 역할이 중요할까?
GPT: 현재의 급변하는 기술 발전과 AI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대학 진학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학교육은 전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AI가 발전해도 전문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창의적 사고는 여전히 중요할 것입니다.
- 대학은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장이기도 합니다. 이는 향후 사회생활과 경력개발에 큰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 대학에서의 경험은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합니다. 지식 습득 외에도 대학생활을 통해 독립심, 문제해결능력, 소통능력 등을 기를 수 있습니다.
- 형식교육의 학위는 여전히 취업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학위가 역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채용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 급변하는 미래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역량과 태도를 갖추는데 대학교육이 도움 될 수 있습니다. 대학은 변화에 대처하는 지적 유연성과 평생학습 태도를 갖추게 해 줍니다.
물론 대학을 가느냐 마느냐는 개인의 선택의 문제입니다. 대학 외에도 직업교육, 창업 등 다양한 진로가 열려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급변하는 시대에 적응하고 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라고 봅니다.
엄마로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것들을 질문하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내 생각이 정리되었다. 뻔한 답변이지만... 나 스스로 정리해서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들었을 핵심을 리스트업 해주니까 복잡했던 머릿속이 심플해졌다. 게다가 응원의 말도 덧붙여주는데... 쳇을 하는 과정에서 내 마음을 더 알아갈 수 있게 되어서 상담받은 느낌이 들었다.
나: 그래 내 마음을 다스리고 불안해하지 않는 게 우선인 것 같아.
GPT: 맞아요. 불안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차분해질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해 드릴게요:
- 명상이나 심호흡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히세요. 잠깐의 시간이라도 매일 해보세요.
- 좋아하는 취미활동에 몰입해 보세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 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가벼운 산책이라도 좋아요.
-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연습을 해보세요. 매일 감사할 일들을 떠올려 보는 거예요.
- 주변 사람들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누세요.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됩니다.
작은 것부터 천천히 실천해 나가다 보면 불안감이 서서히 가라앉을 거예요. 지금의 마음가짐을 잘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스스로를 믿고 격려하세요. 잘 해낼 수 있을 거예요!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기에는 용기가 부족한 엄마여서...
그만큼 강하지 못한 엄마여서...
이 이야기에 대한 깊은 대화조차 못하고 있다.
잔소리가 되는 대화를 하고 싶지 않고, 뻔한 대화가 될까 봐 이조차도 용기를 못 내고 있었다.
그러다 생각했다.
이제부터라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은 아이와의 대화이다. 아이가 바쁘지만 나도 언제나 바빴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에 비움을 허용하자고..
그 시간에 내가 아이에게 궁금한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그냥 내 이야기부터 꺼내기로 다짐한다.
엄마는 오늘 이랬어. 엄마는 요즘 이랬어... 엄마는 어릴 때 이랬어 같은 말들..
그러다 가능하면 너는 어땠어?로 물어보는 대화를 하자고...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관심을 가져주기로 한다.
어제는 외출 후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함께 이어폰을 한쪽씩 나눠 끼며 음악을 들었다.
나름대로 저장해 둔 플레이리스트에서 엄마가 좋아할 만한 음악을 골라주는 아이를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우리 아들이 마음 따뜻한 다정한 사람으로 잘 크고 있구나 싶어서.
나: 아들이 그래도 고민을 나에게 이야기해 줘서 고마웠어. 내 마음 그릇을 더 키우고 아들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어
GPT: 아들이 고민을 나누는 것은 부모로서 기쁘고 감사한 일이에요. 아들이 당신을 신뢰하고 마음을 열어준 거예요. 당신의 마음가짐이 아주 좋아요.
아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해요. 때로는 해답을 주기보다 경청하고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거예요.
아들이 겪는 어려움을 모두 해결해 줄 순 없겠지만, 항상 편이 되어주고 지지해 준다는 마음가짐을 보여주세요. 작은 변화의 노력들이 쌓여 좋은 부모, 넓은 마음을 가진 부모가 될 수 있을 거예요.
포기하지 말고 천천히, 꾸준히 노력해나 가세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좋은 부모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요.
내 삶에 있어서 궁극적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는 자꾸 잊는다. 그래서 계속 질문하고 답하는 것이 필요하다.
답답함의 원인은 아들에 대한 걱정이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었던 것 같다.
글쓰기와 더불어 Chat GPT와의 대화로 생각을 정리하니 답답함이 해소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