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우리들
4년 만에 한국에 온 태은이 덕에 정말 오랜만에 모였다. 4년 만인 지도 헤아려지지 못했던 시간이 흐른 후의 만남이었지만, 대학 시절과 또 우리가 유럽에서 함께했었던 기억들이 살아나며 그간의 경험과 생각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몰타 한 달 살기를 하고 온 나영이, 파리 한 달 살기를 하고 온 은작가, 한국 친정집으로 한 달 살기를 하러 룩셈부르크에서 온 태은이, 코코(블랙 레트리버)를 데리고 제주도 보름 살기를 하고 온 지원이의 이야기까지 더해지며 우리의 이야기는 세계 일주를 하는 듯했다.
오늘의 만남이 유독 아쉽고 여운이 남는 이유는, 아마도 은퇴 후 세계를 돌며 한 달 살기를 꿈꾸는 내게 간접경험을 통한 대리만족 같은 기쁨을 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좋아하는 것에 대한 갈망을 놓지 않고 호기심 가득한 삶의 태도를 가진 친구들 덕에 꿈꾸는 듯 즐거웠다.
각자의 삶이 다르지만, 다름 속에서 같음을 찾아보고 궁금해하고 공감이 오고 갈 수 있는 대화가 그리웠었나 보다. 온기 가득한 대화로 인해 그 여운이 오래가는 날로 기억될 것 같다.
신기율 작가의 관계의 안목에서는 말한다. "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건 나이게 득이 될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 곁에 있는 그가 어떤 의미를 갖는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다"라고...
오늘 함께 했던 이들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정의 하기는 힘들지만, 그냥 그렇게 함께 하는 시간이 따뜻하고 좋았다고, 뭐 그 이상의 이유가 필요하냐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