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가족의 의미

대학 친구 아버지의 부고를 전해 들었다.


다른 친구가 화환을 보낸다고 하면서, 화환에는 뭐라고 써 보내야 하는지 묻는데 결국 '대학 동기회'로 정했다면 사진을 보냈다. 사십이 넘어도 모르는 게 많구나 싶다가도 더 늦게 알고 싶은 일도 있다.


약속을 정해 조문을 가기로 했다. 친구가 조금 늦는다기에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안내판에 자연스럽게 눈이 갔다.


배우자 아들 자부 딸 사위 손주 순으로 이름이 있는데, 각 자리에 빼곡히 이름이 있으시면 모르던 분이라도 다복하게 사셨겠다 싶다. 그리고, 배우자 자리 없이 부모형제만 있으면 젊은 나이가 안타깝고, 배우자와 아들딸만 있는 분은 남겨진 식구가 괜스레 안타깝고 순서 없는 죽음이 두려워진다.


호실 번호만 재빨리 찾고 지나쳤을 때는 알지 못했던,

안면 없던 누군가의 삶이 남기고 간 흔적을 안내판으로 보고 있으니 삶에서 가족이란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와 삶을 함께했고 마지막에 나의 삶을 보여주는 존재들.


한때는 지인들 결혼식으로 바쁘다가 돌잔치로 바쁘고 이제는 지인들의 부모님 부고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번 소식도 지병도 아닌 갑작스러운 부고였다. 언젠가 나도 그 소식을 전하고 안내판 한 자리에 내 이름이 오른 날이 올까 봐 긴장되고 안타깝다.


그리고 현재 내 가족이 더 소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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