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위대함을 위한 열정 Sep 12. 2022
1년 전에 회사의 성과평가제도가 1년간 업무의 성과를 평가하던 방식에서 1년간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였는지도 추가 평가하도록 바뀌었다. 한 해가 지난 후 해당 목표의 달성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고 이는 팀에서 해당 인원의 담당 상사가 면담을 통해 평가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목표를 세우는 것도 그리고 1년 후 이를 달성하였는지 확인하는 것도 형식적으로 진행되어 새 제도가 유명무실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 승진 연차가 된 사람들에게는 별도로 목표에 대한 주제를 제시하고 이의 달성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목표를 잘 세우는 것이 가산 효과는 없더라도 감점은 될 것 같아 무척 신경이 쓰였다.
세 가지 주제 별로 목표를 세워야 하는데, 그중에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성과는 열 줄이고 백 줄이고 기재할 자신이 있었다.
다만, 나를 고민에 빠트린 주제는 일종의 "후배, 동료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한 목표이다.
나의 선배들은 이런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여 승진을 했던가? 당장 내가 아는 선배 중에 이런 사람이 없는데 뭘 목표로 하라는 거야? 라면 불쑥 화가 나고 툴툴거리며 목표를 쓰다 보니, '회사에서 한자리하겠다는 사람이 이 정도 비전이 없는 게 말이 되나.'라는 자각이 내 머리를 때렸다.
내가 바라는 조직.
그걸 이제까지는 상사에게 몇 번 건의도 해보고 요구도 해보았지만 들어주지 않는다면 속 터져하던 사람이 내가 아니던가.
그런데, 상사가 아니어도 이걸 목표로 쓰고 어찌 되었건
한자리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걸 내가 구현하도록 목표는 세울 수 있고, 어쨌거나 상사가 목표를 승인하면 눈치 보지 않고 실행해 볼 수 있는 기회다.
내가 그리던 비전에 에 대한 기회라고 생각되자 귀찮게만 생각되던 목표 정하기가 즐거워졌다.
지금 읽어보면, 소심하고 내향적인 내가, 후배들과 접점을 늘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배포도 좋게 쓰인 목표가 허세로 생각되어 얼굴이 붉어진다. 달성하기 좋은 목표로 허울만 갖추면 되는데, 못 지킬 약속을 늘어놓았나 걱정도 앞선다.
하지만, 어느 드라마 대사처럼 '허세가 아니라 기세'로 한해 열심히 살다 보면 현재보다 더 나은 내가 되어 있겠지.
그리고 어떤 것이든 새로운 것은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고 형식화될 수도 있다. 하지만 또 자신에게 이익이 되도록 그것을 잘 이용하는 이도 있지 않은가. 생각을 바꿔서 불편한 것을 유리한 것으로 바꾸어 보려는 내가 한편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