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9월 18일(미국 현지시간)에 열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회의에서는 기존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0.5% p 인하하는 빅컷(Big Cut)을 단행하였습니다.
이번 인하로 기준금리는 기존의 5.25%~5.50%에서 4.75%~5.00%로 조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예정된 남은 두 번의 2024년 FOMC 회의에서 역시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하며 기준 금리를 올해 말 4.4%, 2025년 연말까지, 3.5%로 인하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습니다.
미국 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는 미국 국채와 주식 시장뿐만 아니라, 각국의 환율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연준이 왜 이와 같은 금리 인하를 결정하였는지 금리 인하가 자산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이해는 우리가 맞이하는 '금리 인하의 시대'에 필수적이라 할 것입니다.
이번 금리 인하의 배경과 관련 질문들에 대해 좀 더 알아보도록 합시다.
출처: 연준 (Fed)의 2024년 9월 18일 FOMC Press Release 원문 중 일부 발췌 이번 연준의 '빅컷'은 코로나팬데믹 이후 4년 반 만에 이루어진 첫 금리 인하입니다. 지난번 에피소드 CPI 편을 통해 알려드렸던 것처럼, 이번 연준의 결정은 인플레이션의 압력이 완화되었으며, 그동안 계속되어 온 경기 침체 위기와 고용 시장에 대한 우려에 이번 0.5% p 금리 인하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1. 고용 시장 우려와 선제적 대응
연준의 금리 인하는 미국의 고용 시장이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고용에 관한 언급을 강조하며, 이러한 우려가 이번 인하의 주된 이유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8월 비농업 고용이 예상보다 적은 증가를 보였고, 연준의 실업률 전망치도 4.0%에서 4.4%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준은 고용 시장의 악화를 막기 위해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2. 인플레이션 안정 조짐
이번 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최근 발표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5%로 둔화되었으며,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인 2%에 더 가까워졌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통화 정책을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할 시점이 도래하였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입니다.
3. 글로벌 통화정책 변화
글로벌 경제 동향도 빅컷의 배경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잉글랜드은행 등 주요 선진국의 중앙은행이 이미 금리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미국 또한 그러한 흐름에 동조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하가 다른 국가들과의 통화 정책에서 괴리를 줄이고, 글로벌 금융안정을 도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4. 시장 기대와 대응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더해진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FOMC 직전 금융시장에서 50bp 금리 인하의 가능성이 65% 이상으로 반영된 바 있으며, 이는 시장의 기대에 따른 결정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연준 내부에서는 빠른 금리 인하를 두고 전문가 간 의견이 분분했던 만큼, 실기 우려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결론적으로, 연준의 빅컷은 고용 시장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제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고려한 결과입니다.
점도표(Dot Plot)란 무엇인가요?
출처: 연준 (Fed) FOMC 9월 18일 회의 점도표 출처: 연준 (Fed) FOMC 9월 18일 회의 점도표 테이블
연준의 점도표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전망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중요한 도구로, 각 위원들이 예상하는 금리 수준을 점으로 표시하여 전반적인 경제 동향을 반영합니다. 최근의 점도표는 2024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4.4%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을 담고 있으며, 이는 연준이 경기 둔화를 우려해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점도표의 주요 내용
기준금리 인하 예측: 연준은 최근 발표된 점도표에서 금리가 총 3회, 즉 75bp(0.75%) 인하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금융시장의 기대와 함께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이러한 결정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 왔던 연준이 새롭게 진입하는 경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제롬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CPI(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률이 둔화되고, PPI(생산자물가지수)의 상승률도 보합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인하 기조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러한 지표들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며,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금리 선물 시장의 반응: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많은 투자자들은 연말 기준금리가 100~125bp(1.0~1.25%)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점도표에서 예상하는 보다 더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미리 반영한 결과로 보입니다. 따라서 점도표에서 제시된 낮은 금리 인하 폭이 발표될 경우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주고, 경기에 대한 우려를 더욱 부각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연준의 점도표는 단순한 예측을 넘어서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앞으로의 경제 상황, 특히 고용 지표와 인플레이션 동향 등에 주목하며 통화정책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금리 인하 시대' 앞으로 어떻게?
연준의 금리 인하는 자산 시장뿐 아니라 외환 시장 역시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미국 주식 시장: 연준의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미국 주식 시장에 유동성의 증가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낮은 금리는 기업의 차입 비용을 줄이고, 이는 기업의 성장과 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금리가 낮아지면 소비자와 기업이 자산에 투자할 동기가 높아져 주식 시장에 자금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부동산 시장: 이번 금리 인하가 미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적으로 모기지 이자율의 하락으로 인한 수요증가 및 기존의 고금리에 매물을 내놓고 갈아타길 주저하는 이들의 공급 증대로 이어지게 되길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부동산 시장의 거래량이 확대되고 이는 관련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미국 채권 시장: 연준의 금리 인하로 채권 시장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기존 채권의 가격이 오르고, 이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미국 국채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국가들의 채권 수익률도 함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
환율 변동성: 미국 금리 인하는 한국 원화의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미국 금리 인하가 지속될 경우, 이는 달러화 약세로 이어져 달러 대 원화 환율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빅컷?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보다는 '금리 정상화의 신호탄'
이번 연준의 빅컷을 두고 한쪽에서는 앞으로 커다란 경기 침체가 예상되어 연준이 뒤늦게나마 0.5% p를 인하하는 결정을 한 것이다라는 걱정스러운 견해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인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9월 14일 기준) 21만 9000건으로 이는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며, 전주의 23만 1000건에서 감소한 수치입니다. 또한, 실업 인구 역시, 9월 7일 기준 1만 4000명 감소한 182만 9000명으로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지표들을 바탕으로 한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동안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은 코로나팬데믹 이후 발생된 공급망 충격과 임금의 폭발적 상승으로 인한 물가를 잡기 위한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으며, 이번의 연준의 빅컷은, 그간의 고금리 여파로 인해 물가 인상의 압력이 인하됨에 따라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가는 '금리 정상화의 신호탄'이라 생각됩니다.
작년 2023년부터, 계속해서 경기 침체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으나, 오히려 연준은 '고물가 잡기'를 이유로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해 왔고 오늘날 드디어 4년 만에 첫 금리 인하를 하였습니다. 곧 열릴 11월 미국의 대선이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미지수이지만, 이번 금리인하와 앞으로 예상되는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계획은 그동안 고금리에 억눌려왔던 투자심리를 회복시키고, 미국의 눈치를 살피며 주저하던 다른 국가들의 연속적인 금리인하로 인해, 그동안 기대해 왔던 시장에 큰 유동성을 공급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따라서, 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는 있지만 '침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미국 경제의 연착륙(Soft Landing)으로 인한 장기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연준의 빅컷이 앞으로 세계 경제 및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독자님들의 예상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독자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댓글로 공유해 주시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