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들이는 일
한 사람을 사귀는 일은
한 우주를 들이는 일과 같다.
그 사람의 시간,
그 사람의 언어,
그 사람의 상처까지
내 안으로 천천히 들어오게 하는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고요해 보이는 얼굴 뒤에
자기만의 별자리를 숨기고 있다.
누군가는 슬픔을 북극성처럼 품고 있고,
누군가는 웃음 뒤에 오래된 혜성 하나쯤은 감추고 산다.
그 우주가 내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기쁠 때만 함께 있는 것이 아니라,
무거운 별들도 함께 나누는 것.
때로는 내가 그 사람의 중력을 버티고,
때로는 그 사람이 내 속에 흔들리는 조각들을 안아주는 일.
사랑은 말보다 오래된 감정이다.
그래서 말이 부족할 때마다
우리는 마음으로 번역한다.
"괜찮아"라는 말이
“사실은 무섭지만 네 옆에 있고 싶다”는 뜻이고,
"그냥 있어줘"라는 말이
“말 대신 네 온기를 빌리고 싶다”는 뜻이라는 걸
조금씩 배우며, 우리는 우주를 옮긴다.
사귀는 일은 단순한 동행이 아니다.
그건 입주에 가깝다.
살아온 방식,
자라온 말투,
눈을 마주치는 속도까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는
두 개의 행성이
부딪히지 않으면서 도는 법을 배우는 시간.
그래서 가끔은 조용히 물러나는 것도 배워야 한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날에도
그 사람의 온도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 하나로
충분해야 하는 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