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무게와 나를 지키는 법
관계에서 마음을 쓴다는 건,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조심스레 바치는 일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과 기대 사이를 오가며
마음을 쓰는 일은 점점 더 조심스러워진다.
사람에게 희망을 품는다는 건
어쩌면 그 자체로 이기적일 수 있다.
희망은 방향을 가진 기다림이기에
그 끝에는 결국,
‘나의 진심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고통이 기대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그 말을 사랑의 입장에서 이해하면,
사랑도 기대도 모두 마음을 쓰는 일의 또 다른 모습이다.
그리고 그 모습이 때로 너무도 아름다워,
우리는 또다시 마음을 내어주곤 한다.
하지만 마음을 거두는 연습은 외면이 아니라
내면을 지키는 방식이다.
마음을 다 주지 않는다고 해서
냉담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 자신에게 따뜻해지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시간에 데이면서 우리는
쓸 수 있는 마음의 양을 조절하는 법을 익힌다.
그리고 그 마음을
먼저 나 자신에게 쓰기로 한다.
나는 바다처럼 깊게 흐르고 싶다.
다시 누군가에게 닿을지라도,
흔들리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