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일지 030

음악은

by 김어항 AHANC

음악은 내 일기이자 순간의 기록이다.
한 곡을 쓸 때마다, 나는 지금의 나를 적는다.
그 안에는 말로는 다 하지 못한 감정, 지나간 계절의 냄새,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금’이 담긴다.
음악은 그렇게 마음을 잠시 정지시켜 준다.
흘러가던 시간 속에서, 나를 멈추게 하고
회상하게 하며,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가끔은 그 소리 안에서 내가 잃어버린 마음을 다시 만난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노래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하나의 ‘기억 저장 장치’다.
소리의 조각들로 만들어진 기억의 방,
그 안에서 나는 어제를 꺼내 듣고, 오늘을 기록하며, 내일을 준비한다.
그래서 나는 음악을 만든다.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