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기울어진 순간
조용히 회전하는 것들
말없이 걷다가
주섬주섬, 잊힌 꿈 하나를 꺼냈다.
사실, 아무 생각 없었다.
지금도 ‘열정’이라는 단어는
예전만큼 또렷하게 와닿진 않는다.
다만,
어릴 적,
혹은 지금보다 조금 더 젊었을 때
품었던 갈망과 뜨거움이
내게 남긴 작은 습관들이 있다.
아무리 정신적으로 지치고
육체적으로 고갈되더라도,
그런 심신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고, 괜히 화가 나서
난 근무하는 날엔 웨이트 트레이닝을 거르지 않는다.
그리고 일을 마치고
작업실에 도착하면
늘 그랬듯,
건반 앞에 앉는다.
노래를 쓰고,
가사를 얹고,
편곡을 한다.
골똘히, 깊은 생각 속에서
주섬주섬, 음악의 파편들을
한 조각씩 모은다.
그렇게 매년
적게는 25곡, 많게는 60곡을 썼다.
그런데 왜,
나는 그 노래들을
발매가 아닌,
그저 나만의 위안으로만 소비하고 있을까.
어릴 적 꿈꾸던
그 꿈은, 아직도 어딘가에서
숨을 쉬고 있다.
마음의 소리.
한때 울리다 사라졌던 무언가가
다시 숨을 고른다.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던
깊고 조용한 틈새 속에서
작은 별 하나,
아무 소리 없이
천천히 회전하고 있을 것이다.
잃어버린 나침반이
다시 북극성을 찾듯이
아직 만지지 못한
가능성을 향해서.
누구도 모르는 사이,
어떤 작은 우주는
다시 조용히,
자기 궤도를 걷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