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지극히 개인적인
지영아, 너를 부르며
얼굴 한번 못 보고 이 세월 흘러가는구나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한 채
봄이 두 번 지나갔다
지용이라 부르기엔
뭔가 얄미워서
이젠 지영이라고 부른다
뭐 어때
차도 있고 체력도 넘치는 놈이
친구 얼굴 한 번 보러 못 오는 걸 보면
이젠 그 이름이 더 어울리는 것도 같아서
지영아
그냥 웃으며 넘기기엔
너 없는 하루가 좀 허전하다
예전엔 자주 보던 얼굴이
이젠 기억 속에서만 깜빡인다
그러다 문득
네가 매일 저녁
정체된 퇴근길 속을 통과해
외지의 낯선 공기 속에서
지쳐가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모습이
눈앞에 떠올랐다
그래, 너는 지금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싸움을
홀로 치러내고 있구나
네가 웃는 날보다
그냥 묵묵히 견디는 날이
더 많을 거라 생각하니
더는 뭐라 할 수 없더라
친구로서
마냥 서운해만 할 수 없더라
내가 지영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저 장난 반, 정 반이다
넌 그 이름만큼 부드럽고
그 이름과는 다르게 단단하니까
혹시 언젠가
아무 약속 없이 찾아올 네가
갑자기 문 열고 들어오면
난 아무 말 없이
냉장고 문부터 열어줄 거다
네가 좋아하던 팔도비빔면,
그리고 너도 기억할지 모를
내가 만들어준 그 핸드메이드 샌드위치
꼭 다시 해주는 날이 오기를
지영아
친구라는 이름이
꼭 자주 만나야 유지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네가 보고 싶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기에 너를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