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알람을 걸어놓았다.
최근 2년사이에 이렇게 바쁜적이 있나싶을 정도로 갑자기 업무에 치여살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이렇게 글쓰기 알람을 보고 노트북을 열다니!
육아휴직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생각같아서는 오늘이라도 당장 시작하고 싶지만, 2달치 월급을 포기할 수가 없어 이렇게 버티고 있는 내 자신이 오늘도 장하다.
그녀는 몇 년전까지 다른 사업부의 팀장이었다.
부서장에서 팀장이 되더니,
아니 어쩌면 그 전부터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의 대학원 숙제를 밑에 사람을 시키고 온갖 갑질을 하더니 블라인드에 누군가가 올리는 바람에 회사에서 유명인이 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세상 그렇게 고상한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처음보았다 싶을 정도로 그녀의 말의 반 이상은 영어와 한자다.
어쨌든, 팀장에서 부서원이 두명인 부서장으로 내려오더니
파트장이 되더니, 1년전에는 그냥 평사원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겠지.
그녀와 내가 맡은 권역이 동일하고, 맡은 업무는 다른데 계속 나를 끌어들이고 시킨다.
그녀가 은근히 시킨 업무를 해줬다가, 그 일이 내 일이 되어버린것같아서 선을 그었더니, 그것에 대한 복수인가... 아프다며 그녀는 오늘 출근하지 않았다.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앉아서 미친듯이 33개의 영문계약서를 구글 번역기로 돌리기 시작했는데, 아직 2개 반 밖에 못했다. 그러다가 나 뭐하고 있지? 정신이 번뜩 들고 오늘은 그만 하산하기로 했다. 여태까지 뭐했냐고 팀장이 분노하면 그 분노를 그냥 맞아주리.
아이에게 오늘은 엄마가 바쁘니 방해하지 말자.. 라고 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요즘 아이는 저녁시간에 나를 방해하는 일이 이쁘다. 그런데 오늘 그렇게 선언하고 나니 왠지 더 앵기는 아이한테 미안하다. 화를 낼 수도 없고 8시부터 졸리다며 같이 자자고 짜증내는 아이에게 두번 거절을 했다가, 그래! 들어가자하고 함께 불끄고 팔베개하고 누웠더니 바로 골아떨어지는 아이다.
이것만으로도 감사하는 하루인데, 5-6시 퇴근하고 나의 시간을 갖지 못한것이 사뭇 억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