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의 자유는 내 것이 아니다
우리 회사는 매년 3월에 휴가가 새로 생긴다. 2월말까지 쓰지 않은 휴가는 연차수당으로 세금 왕창 떼고 돌려준다.
이번 나의 육아휴직계획은 이랬다.
작년 3월부터 22년 1월까지 아껴써서 남은 9일의 휴가를 2월말일까지 역산해서 휴가에 들어간다. 그 날짜가 2월 16일이었다. 그리고 3월 1일은 휴일이니 19일 남은 휴일을 잘 조정해서 3월의 월급까지 받는다. 그리고 3월 29일경부터 육아휴직을 시작한다. 였다.
친하다고 생각되는 인사부 직원에게 나의 계획을 신나게 말했다. 그녀는 7살 쌍둥이가 있는 워킹맘이다.
휴직하고 제주도 1년살기한다고 메신저에 다가 말했는데, 대박대박하던 그녀는 휴일 소진에 대한 나의 계획을 듣더니 갑자기 싸늘하게 인사부 직원으로 돌아와서 인사규칙을 이야기해주었다.
"휴직전에 휴가를 소진할 수 없어요~ 휴가 소진 안하고 바로 근무종료일 다음날부터 휴직 들어가셔야합니다"
"네??"
아.. 계획이 틀어졌다.
3월 2일부터 휴직에 들어가야한다는 이야기..
인사의 말은 잘 따르는 것이 좋다.
3월 월급까지 타는 것으로 가계재정을 조종했는데, 2월에 연말정산 94만원 뱉어내면.... 음.. 2월부터 쪼들리겠네 ㅎㅎㅎ 빨리 주식에 들어가 있는 돈을 어느정도 빼놔야겠다.
그리고 빨리 다른 말 못하게 휴직계를 내놔야겠다.
육아휴직은 내 맘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회사 익명게시판에 내가 알 수 없는 다른 부서의 상사가 육아휴직 승인을 거부하고, 주 80시간 일한다는 어떤 직원의 글이 한동안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나는 그런류의 이야기가 아니니, 어차피 나의 1년 연차는 23년에 연차수당으로 고스라니 다시 받을테니 3월 월급을 받을 수 없다고 억울해하지 말자. 이런 작은 계획 수정은 아무래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