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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세계여행 22화) 말레이시아 페낭, 해파리

페낭 바투페링기 해파리의 악몽

by 꿈꾸는 유목민


페낭은 한바퀴를 다 돌면 약 2시간 정도 걸리는데, 우리 콘도와 직장에은 작은 바닷가 옆에 있긴 했지만 해변가는 아니었다. 페낭은 옛날에 동양의 진주라고 불리울만큼 너무도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경제발전을 위한 자유무역지구가 들어오면서 조금씩 오염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름다운곳은 아름다웠다. 페낭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장면은 바투페링기의 석양지는 모습이다. 바투페링기는 페낭 시내에서 약 1시간정도 운전하고 가야하는데, 예전에 쓰나미가 한번왔던 곳이라 아픔을 갖고있는 해변이기도 하다.


바투페링기는 페낭의 탄중 붕아, 바투 페링기, 텔룩 바랑 등 유명 해변들은 모두 섬 북쪽 해안을 따라 이어져 있다. 그중 바투 페링기는 조지타운에서 3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길게 이어지는 백사장이 특징이며 페낭 내에서도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하다. 여느 해변과는 달리 동력 스포츠가 허용되기 때문에 요트는 물론이고 제트스키, 스노클링 등 거의 모든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각종 해양 스포츠 숍과 마사지 센터에서 저렴한 금액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해변을 중심으로 늘어선 샹그리라 사양 리조트, 이스트&오리엔탈 호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호텔들은 전용 해변과 수영장, 각종 레저 시설을 갖추었다. 바투 페링기의 해변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쾌적한 환경이다.저녁에는 리조트 뒤편에 여는 야시장을 둘러볼 만하다. 100여 개 노점상이 모여드는 야시장은 푸껫이나 방콕 야시장에 뒤지지 않는 규모와 화려함을 자랑해 연일 관광객과 페낭 시민들로 붐빈다. 또한 바투 페링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호커센터인 ‘롱 비치 푸드코트’에는 나시고렝이나 쌀국수인 라크사, 사탕수수 주스 등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요리를 파는 노점이 줄지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바투 페링기 [Batu Ferringhi Beach] (저스트고(Just go) 관광지)




우리가 조지타운의 소호보다 더 자주가는 곳은 아마도 바투페링기였을 것이다. 그곳에서 딱히 하는 일이 있는 건 아니었는데, 야시장을 둘러보면서 한국드라마 DVD도 구입하고, 맛있는 호커 푸드도 먹고, 해변 산책도 하고 그랬다.


바투페링기 비치는 꽤 길게 펼쳐져있었는데, 우리가 가장 좋아했던 SPOT은 파크로얄호텔 뒷편의 비치였다. 우리는 외국인이니까 관광객 행세를 하면서 파크로얄호텔의 비치의자에 앉아있기도 했다. 거기다가 파크로얄호텔의 부페는 정말 일품이었는데, 약 300링깃 (그당시도 약 10만원..)정도 하는 비싼 부페였었는데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양질의 음식이 많이나왔다. 특히 랍스타요리를 실컷 먹을 수 있었다. 나중에 아버지 환갑 잔치도 이곳에서 소수의 인원만 초대하여 대접했는데 다들 너무 만족하셨다.


우리 회사는 공장에 있는 인원까지 합치면 거의 2천명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우리와 같은 업무를 하는 중국팀, 일본팀, 인도팀, 한국팀등 약 200명이 같은 사무실에서 일을 하였다.


우리 한국팀은 대략 15명. 모두가 친했던 것은 아니지만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가까운 동남아 국가로 여행도 자주 다니고 (태국 칸차나부리, 말라카, 싱가포르, KL등등) 집에 서로 초대하여 밥도 먹고, 술도 마시기도 했다. 예전에 우리 6명이 가기전에는 다른 사람의 집에 있는 젓가락 숟가락 숫자도 알았다고 한다. 대부분이 싱글 여자들(20대중반에서 많으면 30대 중반) 이라 추석이나 설날이되면 같이 모여서 전도 붙여 먹고, 펍도 다니고, 사진 출사도 다니고, 이렇게 작은 사회를 이뤄서 살고 있었다.


우리는 어느 날 약 8명 정도가 우리가 명색이 휴양지에 사는데, Beach Sports를 안할 수 있냐면서, 바투페링기에서 모이기로 했다. 바투페링기에서는 패러글라이딩, 제트스키, 말타기, 바나나보트 등이 있었는데, 제트 스키를 탈 사람은 타고, 그 다음에 단체로 바나나보트를 타기로 했다.

우리는 모두 짧은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왔고, 한 명만 비키니를 입고왔다.

일단, 바나나 보트를 탈 수 있는 정원이 몇명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우리는 정원보다 한 명 더 타게 되었다. 나는 중간 정도에 탔다.


한국에서도 바나나 보트를 타본적이 없기 때문에 긴장, 수영도 못하기 때문에 긴장하였다. 구명조끼를 입긴했는데 그게 어떤 작용을 하는지도 몰랐고, 그냥 물속에 빠지면 구해주는게 구명조끼라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우리는 출발하기전에 약속했다. 얌전하게 바나나 보트만 타자.. 우리는 우리 앞에 바나나 보트를 탄 사람들을 이미 목격했다. 중간에 보트를 운전하는 사람이 갑자기 급 커브를 돌면, 바나나 보트에 있는 사람들이 우수수 바다 한가운데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우리는 저렇게 절대 하지 말아달라고 보트를 운전하는 Beach boy에게 신신당부를 했고, 약속을 받아냈다.


그렇게 우리는 바나나 보트를 타고, Beach에서 가장 시끄러운 여자들이 되어서, 엄청 소리를 지르고 한바퀴를 돌았다. 그런데, 맨 뒤에 있던 언니가 너무 심심심하다며, 보트 운전사에게 손을 엎었다 뒤집었다하며 사인을 보냈다. (나중에 알았다)


우리는 순식간에 뒤집혔고, 나는 너무 당황했다. 그 와중에 내 반바지가 벗겨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발버둥을 치며, 소금물을 마시고, 내려가는 바지를 계속 다시 입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종아리를 면도칼이 삭삭 긁는듯한 너무 아픈 느낌이 들었다. 나는 더 당황해서 더 발버둥을 쳤고 그럴수록 더 아파왔다. Beach boy는 우리를 한명씩 다시 바나나보트에 태웠고, 마지막에 한 번 더 뒤집었다. 나는 이미 학습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살려달라며 소리쳤다. 먼저 헤엄쳐서 해변으로 나갔던 동생이 다시 날 구하기 위해 바닷가로 들어왔는데, 알고보니 내가 일어나면 내 무릎위로 물이찰만큼 얕은 곳이었다.


우리는 해변으로 나와서 상황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물에 빠졌을 때 나는 내 바지가 벗겨졌다고 생각해서 올렸는데, 알고보니 그건 물에 빠지면서 내 앞에 있는 비키니 입은 아이의 비키니 팬티에 내 발이 낀거고, 난 그게 벗겨진거라고 생각해서 발버둥 친거고, 그 아이는 나름대로 자기의 비키니 팬티를 누가 계속 잡아당기니, 그걸 또 사수하려 했던 거고..


그리고 내가 느낀 그 면도칼로 베이듯이 아픈, 그것. 그것은 해파리였던걸로 판명이 났다. 나 뿐만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조금씩 해파리로 인한 상처가 있었는데, 내가 가장 심했다. 가장 심하게 발버둥을 쳤고, 해파리는 그것이 자신을 위한 공격이라고 생각하고, 나를 더 공격한 것이다. 나의 양 다리는 사정없이 베여 있었고, beach boy 들이 보더니 암모니아를 응급처치로 다리에 부어주었다. 원래 이런 따뜻하고 오염된 바다에서는 해파리 공격을 쉽게 당하는데, 이럴 때 남자들은 서로 해파리 공격을 당한 곳에 오줌을 눠준다고 한다. 나는 너무 아팠지만 참고, 해변에서 함께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게 시간이 지날 수록 발이 코끼리 다리처럼 붓더니 (정말 엄청 부었다) 너무 아파지는 거다. 인터넷으로 해파리의 독을 어떻게 빼느냐를 검색을 했더니 식초이야기도 나오고 그래서 식초물에도 담궈보고 별짓을 다 한 것같다. 갑자기 심장이 엄청 뛰고 너무 아팠다.


덜컥 겁이난 나는, 현지 친구인 벤지에게 전화를 걸었고, 벤지는 나를 응급 클리닉으로 데려다 주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병원을 거의 가보지 않았는데, 여기는 주로 병원이라는 개념보다 동네 클리닉, 차고지를 개조한 듯한 곳에서 영업을 하는, 그런 열악한 곳이었다. 내 다리를 보더니, 일단 독을 빼줘야한다면서 주사를 맞춰줬다. (어떤 주사인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렇게 집에 돌아왔고 몇일 지나자 그 자리가 너무 간지러워서 미칠 지경이었다. 종아리는 더더욱 부풀어 올랐고 나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 다음 단계로 종합병원에 갔는데, 나이 지긋한 의사가 내 종아리를 보더니, 이렇게 심한 상처는 처음 본다고 하였다. 치료방법은 딱히 없었다. 그냥 연고 바르고,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내 옷은 대부분 원피스였는데, 다리가 드러나는 원피스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나는 그렇게 거의 1년을 고생한것 같다. 그당시에 우리는 가임기 여성이었기 때문에 누군가가, 해파리에 공격당하면 그 독때문에 임신하면 기형아를 낳는다는 둥, 그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그때, 과연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이렇게 웃어넘겼지만 몇년동안 걱정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그 이후부터는 해변 스포츠를 즐기지 않는다. 그리고 해파리요리를 엄청 싫어한다. 해파리 공격은 심할시에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고 하니 다들 조심.


꿈꾸는 유목민

세계여행의 기록

말레이시아 페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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