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세계여행 30화) 싱가폴로 취업해서 다시 해외
싱가폴 취업 성공
그 미국계 반도체 장비 회사에서 내가 먼저 그만둔다고 했는지 아니면, 그만둔다고 하기전에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았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일단 잡 사이트를 뒤지기 시작했다. 해외 사이트를 공략할 생각은 못하고 한국에 등록되어있는 해외잡을 찾아보았다.
그곳은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독일계 기업이었고 싱가폴에서 한국 기업들 대상으로 영업도 하고, 오더 관리도 하는 그런 인력을 뽑고있었다. 언어는 한국어와 영어. 일단 면접을 보았다. 그 때 싱가폴 지사장과 영업 팀장이 한국에 출장을 왔었던 일정이라 대면 인터뷰가 어레인지 되었다.
면접이라는 것은 소개팅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그 회사에 들어가고 싶어도, 면접 보는 사람과의 첫 인상이나 호흡이 맞지 않는다면 그건 실패다. 그날은 왠일인지, 면접이 자연스러웠고 자연스럽게 합격통보를 받게 되었다.
다니고 있던 회사에 퇴사의사를 밝혀야했다. 전무님 밑에 상무님이 계셨는데, 상무님은 푸근하고도 좋으신 분이셨다. 나의 업무 범위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내가 생각했던 업무가 아니기때문에 그만둘 수 밖에 없다고 하였고, 마지막으로 전무님 토마토 사건을 말씀드렸다. 상무님은 황당해 하셨고, 계속 함께 일을 하고 싶으셨지만 이미 결정을 내린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
회사 처음 들어올 때 미국 출장을 회사에서 보내주고 몇년 안에 그만두면, 출장 비용을 다 뱉어내야하는 계약 조건이 있는데, 다행히도 나는 1주일만 갔었고 포함되지 않는 직군이라 그 비용을 뱉어내지 않아도 되었었다.
일단 회사는 정리가 되었고, 나는 내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미 나는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돌아올 무렵의 남자친구와는 몇번 크게 다투고, 헤어졌었다. (폭력적이기까지 했으니 결혼했으면 큰일날뻔) 방황할 무렵에 나는 지역모임을 두 개 정도 가입했었는데 하나는 'XX 사랑 모임'이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좋았던 나는 그 모임을 즐기게 되었고, 거의 매일 술자리에 함께했다.
그 모임을 만든 사람은 나와 동갑인 남자선생님이었고, 퉁퉁하고 리더십있게 모임을 잘 꾸려나가는 듯했다. 처음 시작되는 모임이었고, 모임 사람들도 나보다 거의 다 어린 사람들이어서 활기가 넘쳤다. 그런데, 그 모임의 짱이었던 남자애가 여자 멤버 몇몇한테 자기가 주식 투자를 엄청 잘하고, 어느 지역에 땅이 엄청 크게 있다면서 본인에게 돈을 맡기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와는 동갑이었지만, 나에게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어떤 여자 멤버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그 모임의 짱에게 돈을 맡겼다. 그런일들이 반복되고, 선생님이라고 했던 모임의 짱은, 평일에도 영화를 보러 다니고, 도저히 선생님일 수 없는 행동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돈을 맡겼던 여자 멤버와 몇 명이 주축이 되어서 그 모임의 짱이 있다는 학교에 전화를 해보니 그런 이름을 가진 선생님은 없다고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 짱네 집으로 쳐들어갔는데 부모님께서도 그 아들을 너무 한심해하셨다고... 그런일을 한 두번 한게 아닌 것 같았다.
그 이후로 그 모임은 와해가 되었다. 물론 그 모임에서 결혼한 커플도 있고, 나름 지금까지도 가끔 연락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다이어트로 뺀 나의 살들을 그 모임에서 다시 얻었다.
마침 나는 싱가폴에 갈 준비를 했다.
말레이시아에서 돌아와서 큰외삼촌, 큰외숙모, 외할머니가 사시는 집에 꼽싸리 껴서 살고있었기 때문에 짐은 간단했다. 가족들이 아직 말레이시아 페낭에 살고 있었기때문에 일단 그곳에서 좀 지내다가 싱가폴로 넘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에서 같이 살던 언니가 싱가폴에 이미 취업을 하고 살고 있었기 때문에 싱가폴은 아주 동떨어진 그런 나라는 아니었다.
그리고 싱가폴에 이미 취업해있던 언니네 집에서 몇일 있으면서 나는 방을 알아보고 다니기 시작했다. 싱가폴에서는 집이 아니라 방을 알아봐야한다. 말레이시아 페낭은 30평대 중간이 월세가 50만원도 안되었지만, 싱가폴은 단칸방 하나에 최소 80만원 웰세를 내야 한다.
나의 싱가폴 생활은 어땠을까...
꿈꾸는 유목민
세계여행의 기록
싱가폴로 취업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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