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이의 필독서
문요한 박사님의 굿바이 게으름과 함께 오랫동안 버려지지 않고 나를 따라다닌 책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드디어 읽었다. 2008년에 6쇄라고 써 있으니 그 무렵 구입을 한 듯한데 15년이 지난 2023년이 되어서야 읽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을 처음 펴본 것은 아니었으나, 계속 처음 부분만 읽다가 다른 책에 밀려 책장 한켠에 꽂혀있었던 책인데, 내가 다시 읽어야겠다고 다짐한 건 한석준 아나운서님을 만나고 오면서이다.
한석준 아나운서는 카네기 인간관계론이 본인의 인생책이라고 했는데 그만큼 겸손하기 위해 공부를 한 포스가 느껴졌다. 인간관계 명언이 가득 담겨있는 꼭 읽어야할 책인 이 책을 통해 삶의 자세를 배운듯 하다. 바로 경청과 자신의 팬들을 대하는 자세였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유럽여행중에 밀리의 서재로 읽으며 밑줄을 그었는데 한달동안 가족과 의미있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기는 했지만 여전히 남편과의 관계는 힘들었던 나를 돌아보며 도대체 어떤 마음자세로 인간관계를 임해야하는지 고민하며 읽었다.
거기다가 복직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면서도 일단 회사에 돌아가게되면 마주칠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인간관계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현명한 사람이 되어 스트레스 지수를 줄일 수 있을지 책으로 도움받고 싶었다.
한석준 아나운서가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예로든 이야기는 바로 미국의 유명 마술사에 대한 이야기였다. 힘든 어린시절을 보내고 유능한 마술사가 된 사람에게 성공의 비결을 물어볼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물론 유능한 관객과의 소통 능력덕분도 있지만, 마술사는 관객들을 대하는 태도자체가 달랐다고 한다.
많은 마술사들이 관객을 보며 "그래, 저기에 잘 속는 사람들이 있어. 얼간이들일 뿐이야. 잘 속일 수 있을거야"하지만 그는 "나를 보러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와주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저들이야말로 나로 하여금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면서 살게 해주고 있으니 나도 최선의 연기를 보여드려야지!"하고 스스로 다짐했다고 한다.
그리고 관중앞에 서기 전에 그는 몇 번이고 "나는 관중을 아끼고 사랑하고 있어"를 되풀이 했단다.
실은 회사에서 해외직원들, 해외 고객들을 교육시킬일이 몇 번 있었는데, 그때 내가 외운 주문은 바로 "이들은 오징어들일 뿐이야"였다. 고객을 오징어로 만들었었다. 그렇게하며 긴장을 풀었는데, 한번은 제주에와서 체험농장주들 앞에서 수업을 할 일이 있었고 그 자리에서 긴장을 풀기 위해 그런 일이 있었노라고 아이스브레이킹을 했다. 분위기는 물론 싸해지며 표정들이 좋지 않았다.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독서의 기록을 출간하고 여러번의 북토크를 거치며 내가 쓴 책을 읽어주고 나의 이야기를 듣기위해 자리에 참석해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 마음으로 북토크에 임하기 시작했던 내가 생각났다. 시간을 내서 찾아준 모두에게 감사하고, 그들을 아끼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깨닫는다. 바로 이런 마음들이 사람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말이다.
p103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은 인생을 사는 데 굉장히 어려움을 겪게 되고, 다른 사람에게도 해를 끼치게 된다. 인간의 모든 실패는 바로 이런 유형의 인물에서 비롯된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이후에 아마 많은 인간관계나 처세술에 관한 책들이 나왔을 것이다. 내가 올해 한 해 읽은 화법이나 처세술에 관련된 책들도 꽤 많다. 책 속에서는 많은 일화들이 있지만 개인마다, 상황마다 그런 일화들이 나에게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법칙들이 과연 나에게 맞을까? 라는 의심도 갖게 되는데, 이 책은 인간관계론에 대한 고전이라 책에 대한 예시가 나와 맞지 않아도 상황에 대해 상상하고, 신뢰감을 준다.
다른 화법, 화술책을 읽기 전에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는다면 모든 이야기가 다 담겨 있다. 설득의 심리학 조차도 이 책을 기본 베이스로 쓰여진듯 비슷한 내용이 많다.
이 책에 나온 내용 중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바로 2부에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도록 만드는 6가지 방법 중에 '상대의 이름을 기억하라'다.
만남에 있어 예의는 누군가의 이름을 물어보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름을 듣자마자 까먹는다. 이 파트를 읽으며 꼭 이름을 기억할만한 무언가를 만남 후에 기록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나와 한번 스친 인연이라도 어떻게 다시 만날지 모르기에..
이 책은 워낙에 고전이고 다른 책에서 많이 인용을 했을 것이기 때문에 식상할 수도 있을 것이나 그런 마음을 버리고 기본으로 돌아가서 읽는다면 커다란 인사이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다루고, 당신 자신을 관리하고, 성격을 개선하는 데 대한 훌륭한 제안을 원한다면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읽어보라'
'당신이 틀릴 수도 있따는 것을 인정하면 어떠한 어려운 상황도 마주치지 않게 될 것이다'
'논쟁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논쟁을 피하는 것이다' (얼마전 읽은 하늘혼님의 '가서 만나고 이야기하라'에서도 동일하게 언급한 내용)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들어라. 그렇게 행동하라'
'다른 사람의 관심사에 맞춰 이야기하라'
'잘 듣는 사람이 되어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만들어라'
'웃어라'
등등 인간관계 명언, 짧고 좋은 글귀가 넘쳐난다.
특히 요즘 나는 다른 사람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기위해 만남을 하면 나의 이야기보다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내 이야기가 집중되는 것 같으면 상대방은 어떤지, 무슨생각을 하는지, 어떤 일이 있는지 하나씩 물어본다. 물론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긴 하지만 독서를 하면서 얻은 하나의 인사이트가 되었다.
인간관계에서 꼭 읽어야할 책,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인간관계 명언을 기록하고 기억해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