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기록 북토크의 기록
수민문화는 한 달에 한 번 여는 월간 서점이다. 제주에 와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름은 행복한 니콜, 그리고 그녀의 남편 소보로는 표선에서 에어비엔비 숙소를 운영하는데 숙소와 함께 수민문화 서점을 운영한다. 기획을 잘하는 부부는 한 달에 한 번 이벤트의 자리를 마련해 인스타로 사람들을 초대하고 딱 하루 서점의 문을 연다. 사진작가인 소보로가 프로필사진을 찍어 주거나 행복한 니콜이 타로를 봐주기도 하고, 음식이 주인공이 되어 수박 화채나 수육 파티등 시즌에 맞는 다양한 테마가 정해진다. 수민문화에서 북토크가 열리면 그 날이 바로 월간 서점 오픈하는 날이 되기도 한다. 시골 마을 공간에 책을 진열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초대하고 함께 먹고 웃는 공간이 있다는 건 나같이 책 읽는 사람의 소망이기도 하기에 수민문화 공간을 추앙하게 되었다. 그래서 독서의 기록 북토크 일정을 잡을 때 행복한 니콜에게 조심스럽게 부탁했고, 그녀는 흔쾌히 북토크를 수민 문화에서 열어주었다.
바로 직전 제주 김재용 작가님댁에서 열린 북토크의 여파인지 신청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고객이 같다) 초보 작가로서는 참여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부담이 되는데, 주최하는 분에게 누가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이웃 어뭉들에게 (이웃 엄마들) SOS를 쳤다. 이날은 이웃 가족들이 초당 옥수수를 따는 행사가 있었다. 그녀들은 초당 옥수수를 따고 수민문화까지 오기로 했다. 그리고 다행히 제주에 사는 꿈유 부족 (빡센 블로그 글쓰기 수강생) 두 명과 베트남에서 오셔서 제주 올레길을 완주하시고, 독서의 기록 북토크를 위해 비행기 스케줄을 조정하신 꿈유 부족 한 분이 계셨다.
수민문화에 미리 가서 기다렸는데 창밖으로 비현실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육지에서 오신 출판사 대표님이 언니분과 함께 밖에 서 계셨다. 출간 후 북토크를 열심히 다니는 초보 작가를 응원하기 위한 서프라이즈였다. 신청자 5명에서 마무리될 것 같던 참석자는 풍성해졌다. 기획의 천재답게 행복한 니콜이 잡은 북토크 컨셉은 ‘100문 100답’이었다. 인스타라방도 함께 진행되었는데, 질문에 대해 대답만 하면 되었다. 내가 지나온 과정을 이야기하면 되는 자리였기에 부담이 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긴장으로 인해 위액이 심하게 분비되어 속이 매우 쓰렸다.
북토크가 시작이 되고도 이웃 어뭉들이 오지 않았는데 20분 정도 지나자 문을 살짝 열고 4명이 들어와서 앉았다. 초당 옥수수를 따고 옷을 갈아입을 시간이 안 돼서 옥수수 따던 복장으로 그대로 온 그녀들의 모습은 너무도 정겨웠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타지 않기 위해 착용한 팔토시와 몸빼바지는 정겨움을 넘어서 사랑스러웠다. 자리를 함께해 준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를 일이다. 북토크를 마치고 출판사 대표님과 베트남에서 오신 손님을 공항에 모셔드려야 해서 나는 빨리 나왔지만, 옥수수 따다 온 그녀들은 수민문화의 책방지기 부부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얼마나 재밌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