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관한 기억과 추억

by 꿈꾸는 유목민

나의 첫 술


나의 술에 대한 첫 경험은 고등학교 1학년때이다. 수학여행을 경주로 갔던것같은데, 그 당시에 남녀공학이었던 우리학교는 나름 수원에서 명문고등학교였다.


남자길 여자길이 따로 있고, 하트 정원을 지나면 한 건물에 남자교실 여자교실이 가운데 복도를 38선처럼 사용하여 그 선을 넘어가면 정학. 이라는 학칙이 적용되는 미션스쿨이었다.


그래서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 남자숙소와 여자숙소는 차를 타고 한참을 이동해야 하는 곳에 있었다. 우리는 남학생들과의 로맨스 기회? 이런건 일찌감치 포기하고 맥주를 선생님 몰래 챙겼다.


1학년때 담임선생님은 엄청 호랑이 선생님이셨는데, 우리가 술을 마시는 걸 모르는척 하셨다.


난 그때 솔직히 한모금밖에 마시지 않았다. 그런데도 잘 마셨던 아이들의 분위기와 같이 취해서 선생님들께 귀여운 술주정을 했던것같다.


생물선생님께는 생물시험을 너무 어렵게 냈다고 투정부렸고 (50점대), 취해서 술주정하는 우리를 보며 웃으시며 달래시는 담임선생님께는 안자겠다고 다시 투정을 부렸다.


그게 시시한 나의 첫 술의 기억. 그리고 나서 100일주때는 맥주를 한입 담갔다 뱉고나서 술냄새난다고 초콜렛을 마구 먹었던 기억...


나의 본격적 첫 술


고등학교 졸업하고나서 문학모임을 하나 만들었는데, 이름은 '선샘', 오래된 가뭄끝에 땅에서 솟아오르는 샘물.. 머 그런뜻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대학교는 입학하기 전이었으니 2월 중순이었던것같다.

그때 우리는 고등학생인데 막 대학생 티를 내며 역전의 '투발로' 같은 곳을 갔는데 그곳에서 처음으로 레몬소주를 마셨다.

그때 레몬소주가 엄청 유행을 하였으니, 소주잔에 레몬소주를 마신것이 아니라 맥주잔에 레몬소주를 따라 다들 벌컥벌컥 마셨다.

"레몬소주는 조심해야한데. 언제 취할지 모르거든"이라고 서로 경고를 했는데... 이게 술이야? 쥬스지. 하면서 정말 다들 벌컥벌컥 마셨다..


오 역시.. 난 엄마아빠의 술 피를 받아서 엄청 술이 쎈거였어...


그 다음 장면은 내가 그 모임의 한 멤버에게 엎여서 집 앞까지 와 있는거다. 그리고 마중나오신 아버지와 여동생...


필름 끊겼....


내가 너무 취해서 멤버들이 나를 데리고 노래방에 갔다는데, 정말 기억이 하나도 없다.


다음날 아빠한테 엄청 혼날줄알았는데, 아빠는 오히려 리바이스 청바지를 사주시더라고 ??


아마도 딸이 대학생이 되어서 저렇게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것에 대한 감격이라는건 지금에야 알 수 있었다.



엠티에선 기본으로 필름끊기기


처음 대학동기들과 갔던 엠티에서 술마시고 술주정을 했다


나의 고등학교 이름을 외치면서, 조회때 운동장에서 다 함께 외치던!


"명문 xx"

"영광 xx"

"승리 xx"


동기 남자애가 나를 들어 안아 (무거웠....) 방에 살포시 넣어주었다고...


피 토했어!!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일할때 동료들끼리 돌아가면서 집을 초대를 했었다. 가족들이 말레이시아에 살러오기전이었는데, 우리집에서 와인파티를 했다.


정말 많은 와인들을 마셨다.


그리고 난 변기에다 토를 했다.


피가 나왔다...


"나 피토했어.. 어떻게..."


다들, 그건 와인이라고 말했지만 정말 피인거같아서 무서웠다.


꼭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먹은 속이 보라색인 드레곤 프룻을 먹고 "피x 쌌어..."라고 했던 언니같은 사람이 되었다.


'아무튼 술'에서도 김혼비님의 와인에 대한 단상중에 와인을 마시고 토하면 정말 피인것같아 무섭다고 했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어 ㅋㅋ

술마시는 체력들이 부럽기도


가끔은 술마시는 체력들이 부럽기도 하다. 지난 주에 과음한 탓에 (내주량 top 10 안에 든다며 소문은 퍼지고...) 너무 힘들었었는데 그렇게 매일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 넘 신기하다.


아니 그 체력이 부럽다.


그 체력이 있다고 그렇게 술을 마시지는 않겠지만, 나는 다음날이 우울하고 두려워서 술 자리 갖는걸 항상 주저한다. (정말 너무 싫다..)


하지만 오늘 김혼비작가의 아무튼, 술을 읽으면서 어찌나 와인, 막걸리, 맥주, 소주 골고루 마시고 싶던지..


김혼비 작가의 필력에 감탄했다.


술에 대한 나의 기억과 추억에 대해서도 술 마시는 것만큼 쓰고 싶게 했으니..


오늘의 독서: 김혼비님의 '아무튼, 술'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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