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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세계여행 37화) 폴란드 프로젝트에서는?

영어를 썼을까?

by 꿈꾸는 유목민


이전 회사에서 폴란드에서 인수합병한 공장으로 마지막 프로젝트를 나갔다.


이미 앞에서 4번의 Go-live (적용)을 한 터라 많은 사람들이 베테랑이 되어있었고 가벼운 마음으로 프로젝트에 임했다. 우리 부서에서는 나와 IT 한명이 함께 나갔다.


위치는 폴란드 포즈난 이라는 곳이었고, 호텔은 옛 마구간? 을 개조한 곳이었는데 우리가 도착하기 얼마전에 오픈한 곳이었다.


천장이 유리로 뚫려있었고, 레지던스였고, 모든 식기류가 고급졌던걸로 기억한다. 나무 바닥이었지만 2월경이어서 좀 추웠다.

같은 호텔 안에는 와인가라지가 있고, 그곳에 엄청난 양의 와인이 쌓여있고, 한 켠에는 레스토랑이 함께 있는 그런 운치있는 곳이었다. 레스토랑의 스테이크는 정말 일품이었다.


같이간 IT와 함께 그곳의 모든 와인을 맛보리라는 일념하에 1일 와인 각 1병의 체험을 하였다.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행오버따위는 없었다.


프로젝트는 순탄하지 않았다. 인수한 회사에서 보낸 인력들이 대부분 영어를 못하는 인력이었고, 각자의 컴퓨터 또한 구비가 되지 않았다.


포즈난에는 한국어과(?)가 있었는데 한국어를 배운 학생들이 통역 아르바이트로 참여를 했다.


그 중에서는 우리나라 티비에 출연했던 여학생도 있었다.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인력이라는 것이 좋은 점일 수도 있었으나, 한국어 --> 영어, 혹은 한국어 --> 폴란드어로 통역해야하는 이 학생들은 그렇게 능숙하진 않았던 듯하다.


예를들면 우리는 '사전 작업'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었는데, 그 학생들이 영어로 통역을 할때는 'Dictionary work' 이런식이 되어버렸다.


내가 교육을 담당한 인수된 회사에서 온 인력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40대의 아주머니였다. 조금만 건들이면 울것같은, 하지만 생계를 위해서 회사를 그만둘수는 없는.. 그런 아주머니의 인상이었다.


일단 그 분이 영어도, 한국어도 하지 못하기때문에 나는 통역이 필요했고, 통역 아르바이트 학생중 한명에게 부탁을 했다.


나는 아주 쉬운 한국어로 설명을 했는데, 그 통역이 제대로 통역을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어가 더 쉽나요?"

"네"


그래서 영어로 아주 쉽게 이야기했는데, 못알아 듣는다.


대부분의 통역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가 너무 어렵다며 많이 그만두었다.


이 정도라고 하면, 통역이 필요없을 것같았다.


일단 컴퓨터가 준비되어서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서로 커뮤니케이션했다.


아주머니는 상당히 배움이 열정이 강한 분이셨다.

(이름은 아그니시카, 아가라고 부른다. 이것도 폴란드에서 흔한 이름이라고 한다. 남자 마렉과 더불어..)


통역은 다시 구했다. 영어를 잘 하는 통역을 구했는데, 한국어를 할 줄 아는 폴란드 학생보다 훨씬 더 수월했다.


통역을 잘 하는 사람들은 그대로 말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언어를 쉽게 풀어서 다른 언어로 설명을 아주 잘한다. 즉 자신이 이해를 완벽히 한 후에, 다른 언어로 설명을 해 주는 것이다.


두번째 구한 통역이 잘 해준 덕분에 교육의 진도가 정상 속도를 회복했다.


한국인 메니저가 데려온 폴란드 남자 직원을 아가 밑으로 붙여주어서 통역 프리랜서는 다른 쪽으로 가게 되었다.

폴란드 젊은 남자직원은 (이름을 까먹었네...) 이해하는 머리가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내가 하는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서, 아가한테 전달해줘야하는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고, 아가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깨달았다.


나이 40이 넘어서 시스템을 새로 배우려고 하는데, 말도 잘 안통하고, 질문을 하면 자신이 질문한것에 대한 답변이 안돌아오고, 뭔가 빼고 자신한테 전달되는것같은데 나한테 그것을 설명할 수 는 없고..


아가 아주머니는 많이 우셨다.


나는 한국인 메니저에게 계속해서 그 상태를 어필했고, 대학을 방금 졸업한 카샤라는 여직원을 뽑았다. 카샤를 왜 뽑았냐고 했더니, 이쁜 순으로 뽑았다고....


정말 황당한 이유이긴 했는데, 카샤는 정말 잘 했다.


영어도 잘했고, 거기다가 성격도 좋아서 아가 아줌마에게 내가 설명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설명해주며 자신의 실력도 업그레이드 시키는 아주 유능한 직원이었다.


이 프로젝트에서 나는 독일, 영국, 말레이시아, 싱가폴,, 마지막에 폴란드를 갔었는데 폴란드 프로젝트가 가장 보람차고 행복했던 것같다.

술도 열심히 마시고 (다음 회차에.. 그 이야기를..) 일도 열심히하고, 여행도 열심히 다니고..


꿈꾸는 유목민

세계여행의 기록

폴란드 포즈난에서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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