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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세계여행 36화) 독일에서 떠나기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생긴 끔찍한 일

by 꿈꾸는 유목민


독일에 3개월간 머물고, 영국으로 가는 날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로젝트가 오픈 한 후 한국으로 돌아갔고, 결산을 해야하는 부서의 사람들은 영국으로 가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독일에 왔으면 유명한 압력밥솥과 쌍둥이 칼은 기본으로 사야했다.


결혼하신 남자분들이 집에 가져간다며 압력밥솥을 샀다.. 휘슬러였던걸로 기억한다.


나는 당시 싱글이었기고, 부모님은 아직 말레이시아 페낭에 살고 계셨기에 압력밥솥은 살 필요가 없었다.

대신에 이모네 얹혀서 살고 있으니 나는 쌍둥이칼 두 셋트를 구입했다. 뿌듯했다.

그리고 우리는 호텔을 옮기고 영국으로 출발 전날 시내의 호텔에서 술을 엄청 마셨다.


새벽에 호텔에 들어가서 정신 없는 상태에서 짐을 쌌다.


독일에서 3개월을 겨울의 끝과 봄 사이에 있었기 때문에 짐이 많았다. 독일에서 영국에 가는 거라 비행기에 실을 수 있는 짐은 한 개, 기내에 갖고 들어갈 수 있는 짐도 한 개였다. 일단 오버하지 않는 한도에서 최대한 짐을 싸고, 들고 들어가는 작은 캐리어에 좀 더 많이 담았다.


무사히 체크인을 했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 하는데, 내가 젤 처음 들어가면서 캐리어를 보안 검색대에 넣었다.

그리고 이어서 바로 나와 같은 부서였던 직장동료가 짐을 넣고 나를 따라왔다.


그런데!


갑자기 보안 검색대 남자 두명이 우리 둘을 향해 머라고 하는 거다.


한참 웃으며, 그 두 명의 보안 검색대 독일 남자들이 칼 싸움을 하는 흉내를 낸다.


쌍둥이칼!!


새벽에 와서 술 취해서 비몽사몽간에 짐을 쌌기에 쌍둥이 칼 셋트를 기내에 들고 들어가는 짐에 넣었나보다. 좌절했다.


어라? 근데 같이 들어간 직장동료도 기내에 갖고 들어가는 짐에 넣었나보다.


우리둘은 나란히 다시 체크인 카운터로 가서 체크인 카운터에 설명을 하고 그 앞에서 짐을 풀기 시작했다.

직장동료의 쌍둥이 칼이 기내에 들고갈 그녀의 짐에서 나왔다.


문제는, 나는 아무리 기내짐에서 찾아도 쌍둥이 칼이 없었다.


아... 직장동료가 내 뒤로 바로 따라오는 바람에 그 짐이 내 것인지 그 동료것인지 알 수가 없었고, 술 취해서 짐을 싼 내가 나를 믿을 수 없었기에 내 짐에 쌍둥이 칼이 들었을 꺼라고 지레짐작하고 같이 나온 것이다.


문제는 우리를 가만히 지켜보던 체크인 카운터의 독일여자가 우리에게 물었다.


"너희 그거 들고 들어갈 짐이니?"

"응"

"여기 무게 재는 곳에 좀 올려볼래?"

"....."

"무게가 10kg 오버하는데?"

"응??"

"kg 당 계산해서 250 유로 더 내렴"

"응???"

망했....


항의해보려고했지만, 엄격한 독일 여자는 너희가 오버했고, 이 돈을 내야하고, 이 돈을 내지 않으면 보안 경비대를 불러서, 너희를 쫓아낼꺼야. 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쌍둥이칼은 10만원 안되게 샀는데, 기내짐이 오버해서 30만원이상을 오버 차지를 냈으니, 쌍둥이칼을 40만원이 넘게 산게 되어버렸다..


난 쓰는 이 순간도 너무 억울하다.


직장동료가 내 뒤에 자기의 기내짐을 싣지 않았더라면, 무사 통과할 수 있었을텐데...


그 날의 교훈은, 술 취해서 짐을 싸지 말자...


꿈꾸는 유목민

세계여행의 기록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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