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누가 미친건데?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조커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두가지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1. 조커에게 연민 느끼게 하기
2. 사회에 연민 느끼게 하기
첫번째는 나역시도 보면서 놀랐다. 디씨 역사상 최악의 빌런인 조커의 입장이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조커는 타고난 악인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다른사람들보다 운이 조금 안좋았던 비극적 인물이라고 해야할까?
어느나라던지 복지의 사각지대나 장애가족, 부양가족 때문에 고통을 받고 다른 사람들보다 덜 운이 좋은 사람들은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동반 자살을 한다거나, 자책하여 끝을 보는 경우가 많은것같다. 조커는 그저 그 반대 노선을 선택한 경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커의 감독도 이런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것같다. 조커는 만들어진 빌런일까, 타고난 빌런일까? 그 관점에 대한 선택은 영화를 본 사람들의 몫일것같다. 여러가지 ‘불행한 이벤트’ 를 겪은 가난한 정신이상자가 벌인 소동일지, 아니면 이 사회에 의해 만들어진 그런 악당일지. 조커 주변의 인물들을 보면 믿을수 없을 정도로 타인의 고통에 대해 무관심하고 잔혹하며 비인간적이다. 조커가 이상한 사람이기 때문에, 혹은 그가 단지 조금 더 가난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조커가 가까이 오는것 조차 꺼린다. 감독은 점점 비인간화 되어가는 이 사회에 대한 연민도 조금은 보이고 있는게 아닐까?
조커를 비웃던 그 수많은 사람들처럼, 타인의 고통을 비웃고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고 내보이는 사람들에게 당신들도 언제라도 조커처럼 될수 있다고, 100과 0은 정말로 한장차이이고, 절망과 희망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것을 감독은 보여준다.
어떻게 봐도 조커는 극악무도하고 선량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빌런이 맞지만, 권선징악 그보다는 조금 더 복잡한 현실의 세계관을 보여주는게 디씨의 특징이고, 그게 마블과 차별화 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확실한건 15세 관람가라기엔 너무 잔혹하다는것… 즉 너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대런 아르노포스키 감독의 ‘레퀴엠 포 어 드림’다음으로 잔인한 영화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