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장미의 핏빛 이상
아메리칸 뷰티는 미국 전통 품종의 새빨간 장미를 칭하는 말이라고 한다. 화려한 장미는 아름답고 모든 사람들이 사랑한다. 하지만 가시가 있기도 하다.
영화 아메리칸 뷰티에서 장미는 미국 중산층의 이상을 상징한다. 닿고 싶지만 닿을수 없는것. 이 영화의 주인공인 레스터(케빈 스페이시) 도 그런 미국인들중 한명이다.
아내 캐롤린은 부동산 중개업자이다. 레스터가 그녀의 자격증 공부를 밀어주었다. 아내와 레스터는 관계가 소원해진지 꽤 되었다. 10대 청소년인 딸 제인은 사춘기여서 부모님과 얘기조차 잘 하지 않는다. 절친인 안젤라와 치어리딩 공연이 있는날, 레스터는 딸을 보러 학교에 간다. 레스터는 딸 제인의 친구 안젤라 를 보는 순간, 품어서는 안될 욕망을 품고 만다. 거기서 이 유명한 장면이 나온다. 온통 장미에 둘러싸인 안젤라, 그리고 레스터...
딸의 친구라니, 레스터는 어이가 없다. 하지만 안젤라는 너무 아름다웠고 안젤라라면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지지부진한 현실과 건조한 일상, 애정없는 결혼에서 구원받을수있을것 같았다. 딸 제인의 연락처를 뒤져 안젤라의 연락처를 알아내고, 집에 놀러온 안젤라와의 대화를 엿들어 안젤라가 농담처럼 던진 '몸만 키우면 당장 해줄텐데' 를 듣고 헬스룰 한다.
한편 캐롤린은 중개업자 이지만 그녀의 실적은 형편없다. 그녀의 이상은 성공한 커리어이다. 하지만 그녀는 노력하는 대신에 같은 성공한 부동산 중개업자와 바람을 피는것으로 대신한다.
레스터는 직장을 관둔다. 사직서에 상사에 대한 욕과 협박을 곁들여 6만달러의 퇴직금을 뜯어낸다. 레스터는 가족괴 대화를 시도해봤자 무시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직장을 관두었다는 말을 하는 저녁식사 자리에서, 자신의 말을 무시하는 딸 제인을 참고 넘어가는 대신에 그릇을 던지고는 그딴식으로 하지 말라고 화를 내고 만다.
레스터가 원한것은 화목한 가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반대로 가기만 한다.
안젤라는 레스터를 유혹했고, 둘이 관계를 하기 전에 레스터는 안젤라가 처녀라는것을 알게 된다. 그제서야 자신의 욕망의 대상이었던 안젤라가 철없는 사춘기소녀임을 알게 되고, 자신이 욕망하던 것이 얼마나 덧없었는지 알게된다.
딸 제인은 제대로된 아빠와 가정을 원한다. 하지만 옆집 대마를 파는,강압적인 아버지를 둔 리키와 사랑의 도피를 떠나려 한다.
옆집의 대령은 강압적인 리키의 아버지이자 군인이다. 동시에 동성애 혐오자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던 '호모짓'을 레스터에게 욕망을 느낀뒤 한다. 레스터에게 키스를 하고 그는 총으로 레스터를 죽이고 만다. 레스터는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죽는 순간에 그는 많은것을 생각한다. 아내와 결혼한것, 딸 제인, 어린시절, 가족... 새빨간 장미꽃병 아래 마지막으로 그는 가족사진을 본다. 그것이 진정한 아메리칸 뷰티임을 깨달았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어쩌면 레스터가 그토록 부여잡고 싶었던 아메리칸 뷰티는 빨간색 화려한 장미가 아니라 소소한 행복과 가정이었을 것이다.캐롤린이 그토록 가꾸고 싶었던것은 빨간 장미정원이 아닌 진짜 그녀의 삶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쫒던것이 얼마나 허구였는지를 레스터는 죽음의 순간 깨닫지만 때는 너무 늦어버린 것이다.
"살다보면 화나는 일도 많지만 분노로 풀어서는 안된다. 세상엔 아름다움이 넘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