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전통시리즈가 출시 이후 지속적인 품절 현상을 보이며 화제다. 자개 디자인 컵, 청화백자 소주잔, 민화 스티커 등이 1,000~3,000원대 가격으로 MZ세대를 사로잡았다. SNS에는 '너무너무 예쁘다', '할머니 애장품처럼 예쁜데 힙하다' 같은 후기들이 많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현상을 단순한 상품 인기를 넘어 MZ세대가 '전통'과 맺는 관계에 대한 문화적 신호로 해석한다.
1) "케데헌 효과 : 전통에 대한 인식의 전환점"
이러한 변화의 물꼬를 튼 것은 케데헌 효과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으로 보여진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글로벌 흥행이 상당한 기폭제가 되었다. 애니메이션 하나가 국립중앙박물관 온라인숍 일평균 방문자를 26만 명으로 끌어올리고, '까치호랑이 배지'를 품절시켰다. '케데헌 인기 터지더니 전통 굿즈들 많이 나와서 좋다' 는 반응이 보여주듯, 전통이 '올드한 것'에서 '쿨한 것'으로 인식이 전환되는 티핑 포인트가 만들어졌다.
2) "1,000원의 파괴력 : 전통의 일상화"
"다이소 전통시리즈 1천 원에 이 퀄? 10개 샀어", "올영처럼 비싸게 안 사도 되는 감다살(감성 다이소 살인템)" 같은 반응은 단순히 가성비만을 칭찬하는 게 아니다. 자개 스티커 4매 1,000원, 홀로그램 마스킹테이프 1,000원이라는 가격은 전통을 특별한 날의 고급 소비재에서 일상의 소비재로 끌어내렸다. 많은 브랜드들이 한국 전통을 '프리미엄'으로 포장할 때, 다이소는 '데일리 아이템'으로 재정의했다. 이는 전통의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접근성을 극대화한 전략이다.
3) " '할머니 집 -> 내 일상' 미학의 인식 전환"
"할머니 애장품처럼 예쁜데 힙해" 라는 표현이 이 현상의 본질을 꿰뚫는다. 할머니 집 장식장의 자개함, 찬장의 청화백자가 MZ의 다이어리 꾸미기 소재가 되고, 인스타그램 피드를 장식한다. 추석이 다가오면서는 가족이나 친지에게 줄 센스있는 선물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전통 문양에 홀로그램과 메탈릭을 입힌 디자인은 '보존해야 할 유물'이 아닌 '리믹스할 수 있는 소재'로 전통을 재맥락화했다. 전통 스티커로 소품을 꾸미는 유튜브 및 쇼츠 영상들 또한 인기를 끌며 전통이 창작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4) "산업 전반으로의 확산"
클리오의 '헤리티지 에디션' 아이팔레트, KBO의 '까치호랑이 유니폼' 등 전 산업계가 전통 모티브를 차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다이소 하나의 성공이 아닌, MZ세대가 문화적 정체성을 소비하는 새로운 방식에 결을 맞추는 현상이다. 불황 속에서도 '의미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MZ에게 전통은 가성비와 가심비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꽤 괜찮은 선택지가 되었다.
"전통, 박물관을 나와 일상으로"
다이소 전통시리즈의 인기는 대중들, 특히 MZ들의 '전통'을 대하는 태도의 세대적 전환을 보여준다. MZ세대에게 전통은 더 이상 교과서 속 지식이나 박물관의 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내 취향을 드러내는 도구이자, 일상을 꾸미는 소재이며, 나를 표현하는 언어다. 1,000원짜리 자개 스티커가 만들어낸 이 작은 변화가 한국 문화 산업의 새로운 물꼬를 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