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의 활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엠팍, 에펨코리아, 일베, 루리웹 등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던 텍스트 기반 커뮤니티들이 과거의 활기를 잃어가는 것으로 관찰된다. 이러한 현상이 왜 두드러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선독(先讀) AHEAD에서 배경과 요인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1) 플랫폼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 "텍스트에서 숏폼으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소셜 미디어로의 대규모 이동이다. 특히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같은 숏폼 콘텐츠 플랫폼이 급성장하면서 텍스트 기반 커뮤니티 유입이 상대적으로 약화되었다. 숏폼 영상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은 장문의 글과 이미지 중심인 기존 커뮤니티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읽고 댓글로 토론하는 방식이 기본이었다면, 현재는 몇 초에서 1분 내외의 영상을 빠르게 소비하는 것이 중심이 되었다.
2) 유튜브 댓글의 커뮤니티화: "분산된 광장"
유튜브 댓글이 실질적으로 '인터넷 커뮤니티화'되었다. 텍스트 기반의 주요 커뮤니티 활동이 약화되는 가운데, 유튜브나 릴스, 인스타 그램 등의 댓글에서 토론과 의견 표현이 활발해졌다. 특정 이슈에 대한 영상이 올라오면 댓글창은 수백 ~수천 개의 의견으로 채워지고, 사람들은 그곳에서 찬반 의견을 나누고 공감하는 댓글에 좋아요 등을 누르며 소통한다. 과거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일어나던 일들이 이제는 유튜브 댓글창에서도 벌어지는 것이다
3) 커뮤니티의 정치 색채 강화에 따른 이용자 이탈
언제부턴가 본래 중립적이던 사이트들이 특정한 정치적 색채를 띄게 되었고, 그러한 성향을 지지하는 사용자들의 집합소로 변질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기존 사용자들이 정치화된 게시판에 피로감을 느껴 떠나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게임이나 일상적 얘기를 하러 왔다가 정치 논쟁에 휘말리거나, 맛집 추천 글에 정치색 댓글이 달리는 식의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애초에 정치에 관심 없던 사용자들이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다.
4) 과도한 신고와 주요 커뮤니티에 대한 각종 모니터링
또한 커뮤니티가 정치 커뮤니티 성향을 가지게 되면서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신고 문화가 눈에 띄게 늘어난 부분 역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더불어 n번방 사태 이후로 한국은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들 대해 강력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였다. 이는 커뮤니티 사용자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운영자의 부담도 가중되는 요인이다.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던 커뮤니티 공간이 한 마디 잘못하면 신고당할 수 있는 '조심스러운 장소'로 바뀌게 되면서 커뮤니티를 이용할 재미와 메리트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5) 환영받지 못하는 뉴비, 폐쇄적 그룹화 악순환 패턴
신규 사용자 감소로 인해 커뮤니티는 '그들만의 리그'로 변질되었다. 일부 커뮤니티는 특유의 문화, 말투, 규정들이 오히려 새로운 회원(뉴비)들에게 배척의 요소,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면서 금방 이질감을 느끼고 떠나게끔 만든다. 이러한 점이 고착화되면서 커뮤니티적 경험을 제공하기보다는 폐쇄적 그룹화가 심해진다. 결국 남은 건 몇 년째 같은 사람들이 같은 레파토리를 반복하는 정체된 공간인 것이다.
6) 10~20대의 커뮤니티 회피 경향
지금의 10~20 대가 본질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 자체를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도 하나의 중요 요인으로서 생각해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플랫폼 이동이 아니라 심리적 보호 메커니즘으로도 해석된다. SNS 환경에서 자란 1~20대들은 자신의 발언이 온라인에서 조롱받거나 캡처되어 퍼질 가능성을 항상 감안하고 있다. 이는 '젠지스테어(Gen Z Stare)'라는 현상으로도 나타나며, 논쟁이나 설명보다는 침묵, 회피, 무반응 등으로 의사를 표현한다. 이에 따라 공개 커뮤니티보다 프라이빗하고 폐쇄적인 채팅이나 숏츠, 릴스 같은 공간을 좀 더 선호하게 된다. 흔적이 남지 않고, 알고리즘이 나를 위해 골라주고, 길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 젊은 세대에게 커뮤니티는 '참여해야 할 광장'이 아니라 '피곤한 논쟁터'에 가깝다.
결론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예전과는 다르게 점점 활기를 잃어가는 부분은 플랫폼 생태계 변화, 정치 커뮤니티 심화에 대한 반감, 신고 문화 확산에 따른 표현의 자유 위축, 세대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근본적 변화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커뮤니티의 장점 중 하나는 궁금한 것에 대해 질문을 하면 집단 지성에 기반에서 다른 사람들이 답변을 잘 해준다거나, 내가 모르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능도 있었는데 그러한 기능을 이제는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가 또한 흡수를 한다. 심지어 AI는 답변까지 친절하게 해주니 커뮤니티 게시판에서처럼 피곤함을 느낄 일도 없다. 인터넷 문화의 지형도 시대가 바뀌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만큼 커뮤니티 서비스들이 앞으로 어떤 흐름을 타게 될지 지켜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