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가고 싶어?

아들에게 항상 묻는 이유.

by Aheajigi

"오늘의 여행 계획은 세웠나요?

"지금 고민 중이에요."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했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들에게 오늘의 여행일정을 물었다. 우리 부부는 아들이 제주도 여행지도에 체크하는 것에 따라 움직였다.

얼마나 신중하게 여행지를 선택하는지 아침이 한참 지나서야 출발하기 일쑤였다. 아들 좋아하는 모습을 보려 했던 제주 살기였기에 다그치거나 서두르지 않았다. 어떤 날은 바닷가에서 하루 종일 모래 놀이만 하기도 했다.


"넌 학교 안 가?"

주인집 또래 아이가 아들에게 물어온다. 같은 8세 1학년이기에 궁금했나 보다. 책가방을 둘러메고 집을 나서는 또래를 보고 아들은 웃으며 한마디 남긴다.

"난 학교 안 가서 좋다."

아들은 엄마와 아빠가 가기 싫어하는 학교 선생님이란 사실을 잊었나 보다.


지난주에 갔던 관광지를 또 가도 되냐고 조심스럽게 물어온다. 아들은 같은 곳을 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눈치를 본다. 아들이 가고 싶으면 가면 된다 했더니 좋아라 한다.


아들이 늘 품었던 제주 관광지도가 꼬깃꼬깃해질 때쯤 한 달 살기가 마무리되어 갔다.

'이제 집에 가고 싶다.' 할 줄 알았건 만 아들은

"아쉽다." 노래하듯 흥얼거린다. (제주도 파견을 신 청할까 진심으로 고민도 했다. 워낙 인기없는 시골에 살다보니 맞교환 자체가 거의 없어 포기했다.)


'어떤 것을 먹고 싶은지 & 어디를 가고 싶은지 &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매번 아들에게 먼저 물어본다. '다 괜찮다 & 아무거나'를 연발하며 뭐가 좋은 지도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아빠를 닮지 않기를 바라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