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사건, 배경을 정하고 글을 써 내려가는 일련의 과정은 어렵고 힘든 일이다. 9살이 쓰기 힘들다는 사실도 안다.
지나치게 어려운 수업이 아니냐 묻는다면 그 또한 맞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알면서 왜 무리한 수업을 할까?'
성장을 위해서다. 단편적 사실을 묻는 질문에 대답하거나 아주 일부분을 바꾸는 방식으로는 진보가 더디다. 내가 보기에는 사실 거의 없다.
'한 번은 천장을 뚫어야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다.'
아이들이 어리다고 매번 천장 높이를 낮추면 그 이상을 뛰어올라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한다. 생각이 없으니 그 이상의 도약은 아예 사라진다.
아이들마다 천장 높이는 다르다. 난 그 천장을 열어버리고 최대한 뛸 수 있도록 가르치고 독려할 뿐이다. 무리한 도전이 아닌 천장을 치워버렸을 뿐이다.
아이들 생김새처럼 능력도 제각각이다. 그래서 난 아이들 글쓰기에서 질을 따지지는 않는다. 양적인 측면에 집중한다. 양이 충분해야 수정할 여력이 있다. 네댓 줄 끄적인 글로 어떤 수정이 가능할까!
물론 양과 질을 함께 체크할 소수의 아이들은 꼼꼼하게 지도한다. 쓰는 것이 너무 싫은 아이들은 양이 늘어난 것만으로도 충분하게 그 노력을 인정해 준다.
한 편의 창작동화 쓰기는 고도의 정신 능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자신이 생각한 동화 속의 인물이 되지 않는다면 잘 써 내려갈 수 없다.
몇몇 아이들은 고개 한번 들지 않고 꼬박 30분 넘게 쓰기를 하고 있다. 이제 10살을 코앞에 둔 꼬맹이들의 모습이다. 이 아이들은 집중을 넘어 몰입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학창 시절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을 시켜주도 싶어 의도적으로 국어 교과서를 한참 뛰어넘는 심화수업을 하는 것이다.
내가 동화를 쓰는 방식을 아이들 수준에 맞게 변형시켜 적용하는 중이다.
이런 경험들이 아이들 앞날에 도움이 되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