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보다 빚을 줄여가는 것이 먼저이듯 수입 증대를 생각하기보다 지출 감소를 시작하는 것이 우선이다.
수입 증대 노력보다 지출 감소 노력이 훨씬 덜 힘든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출이란 항아리 밑둑에 구멍이 난 상태라면 아무리 수입을 쏟아부어도 절대 자산은 늘어나지 않는다.
지출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리포트 서비스만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내 지출이 어떤 카테고리에서 많이 일어나는지 말이다.
난 개인적으로 술과 담배를 입에 대지 않는다. 남자들의 술자리는 필히 담배를 동반한다. 담배연기 자체가 거북한 난 그래서 술자리를 피한다. 사람을 만나서 해야 할 일이 아니기 때문에 술자리에서 상당히 자유로운 면이 있긴 하다. 매미같이 매달리는 꼬맹이들이 공통적으로 내게 하는 말은 나에겐 아빠 냄새가 안 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말하는 아빠 냄새는 몸에서 배어 나오는 술담배 향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는 것만큼 지출이 큰 것도 없다. 크고 작은 회식이나 모임자리에서 더치페이 문화가 없는 나와 비슷한 연령대라면 그 비용을 모두 지불하는 일이 왕왕 발생한다. 절대 몇만 원에서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월 1회씩만 이런 자리에 나간다 해도 연간이면 몇백만 원이 지출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불가피한 일이 아니라면 간단한 차 한잔으로 끝내는 변화도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특별한 취미가 없다. 가끔 글을 쓴답시고 종이에 끄적거리거나 건강상태 개선을 위해 가까운 곳을 걷고 뛰는 정도뿐이다. 이면지에 메모식 글을 쓰거나 신던 운동화를 조여 매면 그만이다.
취미가 장비빨로 이어지면 이 역시 수입 레벨을 뛰어넘는 지출이 일어난다. 취미에 지출되는 금액이 저축에 방해가 되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외식이나 배달음식 소비빈도를 줄여야 한다. 재료를 사서 만들어먹는 비용은 외식&배달음식 가격에 비해 절반도 안된다. 거꾸로 말하자면 남의 손을 빌려 배를 채웠을 때 두 배 이상의 지출이 일어난다는 의미이다. 각종 레시피는 웹사이트에 널려 있다. 번거롭지만 조금만 움직인다면 식비 지출을 확연하게 줄일 수 있다. 빵은 몇 번 시도해 봤으나 근처에도 못 가 포기했다. 시도해서 안 되는 것은 빼고 말이다.
패스트 패션 시대다. 한철 입고 버리는 의류소비가 마치 유행인 듯 일고 있어왔다. 유행에 민감하면 의류비 지출은 상당히 높아진다. 셔츠 한 장에 수십만 원이 기본인 것이 백화점 의류비다. 청바지나 남방 같이 유행 타지 않는 옷을 장기간 입는 것도 필요하다.
패션이 자기만족이라 하지만 결국 남들이 어떻게 볼까라는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점도 분명 있다.
생각보다 남들은 내게 관심이 없다. 다들 각자 자기 살기 바쁘다. "예쁘네 & 멋있네"는 립서비스일 뿐이다. 남들은 내가 무슨 옷을 입었는지 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가 중요하다.
월세를 산다면 아마 이것이 전체 지출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빠른 전세 전환이 필요하다. 전세자금 대출이 가능하다면 이것이 월세보다는 월등히 좋은 방안이다. 다달이 나가는 월세는 휘발성이라 돌아오지 않으나 전세자금 대출은 비록 이자가 나가기는 하지만 목돈이 되어 돌아온다.
직장과 가까운 주거지라면 시간과 교통비를 줄일 수 있다. 교통비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겠지만 시간만큼은 훨씬 여유롭기 마련이다. 1시간 출근 시간이 10분 이내로 줄어든다면 50분 시간 여유가 생기고 글을 쓰거나 자기 계발에 투자할 여력이 만들어지게 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시간적 여유는 새로운 시도 가능성을 높여준다.
콩으로 된장을 만드는 스토리처럼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들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실천을 하느냐 아니냐의 여부일 뿐이다.
살아왔던 행동양식을 바꾸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친숙함은 디폴트값이 되고 이리되면 문제점을 찾을 수 없으니 개선의 여지가 사라진다. 변화는 고통을 수반한다.
생각의 고통과 행동의 번거로운이 분명 삶의 안정적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