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에 책상을 놓고 컴퓨터를 설치하자 한다. 난 반대했다. 학교에서 복도라 불리는 저곳은 소방법상으로 대피통로이기에 불필요한 시설 설치가 화재 시 피해를 키울 수 있다 했다. 묵살당했다. 설마 그럴 일이 생기겠냐는 참 안일한 논리였다.
또 다른 곳에 가니 이번에는 신발장이 모두 1층 현관 통로에 몰려있다. 누가 이런 짓거리를 했나 물었더니 당시 그곳 교장이란 자가 설치했단다.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했는지 물었더니 표면적 이유는 학생들이 편하게 신발을 갈아 신기 위함이라 했고 근본적 이유는 교장 개인이 학생들 신발에서 나오는 먼지를 마시기 싫어서였다 했다. 지금은 퇴직한 이 한심한 작자의 평교사 시절을 안다. 수업은 학생에게 미루고 성적은 컴퓨터 강사에게 시키는 정말 손하나 까딱 안하는 개차반이었다.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란 사실에 놀라지도 않았다.
문제는 이 신발장 때문에 현관 출입구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단 사실이다. 사고라도 발생하면 대피로가 협소하게 줄어들어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뻔히 보였다. 이후 바뀐 교장에게도 저것 안치우면 화재 시 큰일이 일어날 것이라 말했으나 그 또한 받이들이지는 않았다.
이번 참사도 활주로 끝에 만들어서는 안 되는 것을 설치한 탓이 크다. 얼마나 미련하고 멍청한 이가 자리를 차지했으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할 수 있단 말인가!
이 나라는 능력 있는 자에게 책임지는 자리를 주는 것이 아닌 탐욕스럽고 아집에 사로잡힌 이가 자리를 탈취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가리부터 허리까지 이런 무능한 머저리들만 가득하니 작금의 작태가 꼴불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