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고 잊어라!
투고를 할 때는 책으로 만들어지리라는 기대를 갖기 마련이다. 한 달 가랑 검토 기간이 걸린다 하니 기다린다. 결국 아무 메일 없이 희망은 사그라든다. 선정되지 않았다는 회신이라도 받으면 양반이다.
투고 요령이나 기획서 작성 방법 등 다양한 요령들에 대한 안내들이 있지만 막상 투고를 시작하면 안다. 얼마나 가능성이 희박한 일에 도전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투고와 회신을 기다리는 심정은 맨당에 헤딩하는 기분이다. 막막하다.
이미 이름을 날리는 작가들 사이에서 신인이 등장하기란 애초부터 확률 낮은 게임에 도전하는 것이라 봐야 한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흥행이 검증된 이를 선호하는 것이 수익창출을 위해 안정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다.
출판사에서도 매주 투고글이 넘쳐난다 한다. 그중에서 옥석을 가리는 일 또한 중노동이긴 마찬가지겠다 싶다.
성의껏 내 글을 읽어주겠지를 바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2, 2023년 운 좋게 두 권의 책을 출간했지만 작년은 단 한 편의 글도 상이나 책과 연이 닿지 못했다. 글을 쓰는데 들이는 시간과 열정이 살짝은 식어버린 이유가 없다고는 못하겠다.
그럼에도 개요를 짜고 가끔 자료를 찾아는 본다. 쓰고 고치기를 반복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빠져들면 힘들지만, 마지막 문장에 마침표를 찍을 때는 그래도 해냈다는 자기만족이 살짝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혹시 운이 좋아 또 책이 될 옅은 가능성도 있지는 않을까 기대란 것을 품어본다.
공모전이고 투고고 메모리 용량 한계로 제출하고 잊어버린다. 발표나 회신 날까지 기록하며 고대했던 적도 있었으나 이제는 보내고 훌훌 털어버린다. 내 손을 떠나는 순간부터 어찌 될 지에 대한 답은 내게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보내고 잊고 살다 보니 탈락 내지는 떨어지는 것에 대한 후폭풍이 미미하다. 망각의 힘으로 글을 쓰지 싶다.